그래픽=김영찬 기자
올해 증권사는 그야말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개인투자자 매수 열풍을 일컫는 ‘동학
개미운동’과 코스피 상승세에 힘입어 증권사마다
역대 최대 실적을 줄줄이
갈아치우고 있어서다. 특히 코스피는 최근 들어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는 등 뜨거운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2700선에 안착한 코스피는 상승세를 지속하며 3000선까지 질주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이 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대부분의 증권사
CEO(최고경영자) 연임은 ‘따 놓은 당상’처럼 보인다. 다만 몇몇 증권사의 경우 각종 금융사태와 얽혀
있는 점이 연임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 중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CEO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
하이투자증권 등 총 7개다. 

연임 신호탄 쏘아 올린 하이투자증권 

(왼쪽부터)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이현 키움증권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김성현 KB증권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사장/사진=각 사

가장 먼저 연임을 확정한 곳은 하이투자증권이다.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끌어 낸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오는 30일 개최되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오는 2021년
12월30일까지다. 

하이투자증권의 뚜렷한
실적 개선에 김 대표의 연임은 일찌감치 점쳐져 왔다. 김 대표가 하이투자증권의 최대 강점인 부동산
금융 및 채권 사업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낸 것은
물론 회사 규모를 키우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적도 좋다. 김 대표 취임 직후인 2018년 3분기 429억원이던 누적 당기순이익도 올해 3분기에는 859억원을 기록하면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그중에서도 3분기 순이익은 3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연임 성공이 다른 증권업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이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한 점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정 속 쇄신”… 삼성증권 연임 사실상 확정 

내년 3월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이사 사장도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 다른 증권사 CEO와
마찬가지로 사모펀드 사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황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사상 최대 실적과 확고한 관리 역량 등
각종 성과를 달성하면서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은 내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2018년 7월 구성훈 전 삼성증권 사장이 ‘유령주식’ 배당 사고의 총대를 메고 사임하자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이후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거친 뒤
지난해 1월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탄탄한 그의 경영 실력에 삼성증권도 올해 최고의 실적
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169억원과 2337억원을 기록하면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5%, 163% 증가한 수치다.


“실적은 좋은데”… 각종 금융사태가 변수 

이외에도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도 내년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KB증권의 박정림·김성현 대표는 당장 올 연말에 임기가 만료된다. 

KB증권의 박정림·김성현 대표는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초래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연루됐음에도 연임에 성공했다. 두 대표는 재임 기간 중 경영성과, 중장기 경영 전략 등의 리더십을 인정받아 재신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임기는 오는 2022년 12월 31일까지다.

실제 KB증권은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통해 압도적인 실적을 거뒀다.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9.2% 증가한 2084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금감원은 박정림 대표와 김성현 대표에게 각각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와 경징계에 해당하는 주의적 경고를 내렸다. 현재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증권선물위원회 일정이 계속해서 미뤄지면서 증권사 기관 제재와 전·현직 CEO 징계가 내년으로 연기된 상태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올해 라임·옵티머스·팝펀딩 등 각종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얽혀 있어 연임 여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도 지난 2분기에 이어 2000억원대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최현만·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대표는 코로나19에도 3분기 누적 세전 순이익을 8723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업계 최초 세전 기준 순이익 1조원 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기에
최근 중국 안방보험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일부 불확실성 요소를 제거한 덕분에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도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5%
오른 2634억원, 영업이익은 314% 급등한 3555억원을 기록하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이현 대표가 연임에 청신호를 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의 임기는 2021년 3월22일까지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이
대표는 2연임을 거친 뒤 올해로 5년째를 맞은 증권업계 장수
CEO 중 한 명이다. 업계에서는 그의 안정적인 경영 능력과 성과로 3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증권업계가 창사 이래 최대
호황을 누릴 만큼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다”면서 “코로나
19라는 위기 속 증권사 대부분은 쇄신보단 안정을 택할 것
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