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일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사진=장동규 기자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는 23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1억3894여만원의 추징도 명했다.

이날 선고로 정 교수는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불구속 재판을 받을 경우 관련 증거를 조작하거나, 관련자에게 허위 진술을 종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재판이 끝날 때까지 무죄추정 원칙이 지켜져야 하고,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지만 판결 선고와 함께 정 교수를 법정구속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서울구치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점을 고려해 남부구치소로 정 교수를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거은닉교사 혐의 등은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가 자택과 동양대 PC를 은닉하도록 한 점은 인정되지만 자산관리인 김경록씨와 함께 증거인멸을 한 공동정범에 해당한다"며 "증거인멸 교사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학사비리 혐의 전부 '유죄'

재판부는 정 교수 딸 조민씨가 2013년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1차 서류전형 합격과정과 2014년 부산대 의전원 최종 합격 과정에서 제출한 인턴 확인서 등이 모두 '허위'라고 판단했다. 학사비리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딸의) 대학입시부터 의전원 입시까지 이어진 범행동기나 목적 등에 비춰 범행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공정한 기회를 위해 성실히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허탈감과 실망감을 안기고 믿음고 기대를 저버리게 하는 부정한 결과를 초래해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부정축재 부분에 대해서는 "조국 전 법무장관의 아내로서 재산신고 등에 성실히 응할 법적 의무가 있음에도 재산을 늘릴 목적으로 타인 명의를 빌려 미공개 주식거래, 범죄수익 은닉 등 불법 저질렀다"며 "이런 범행은 공직자윤리법, 백지신탁 제도를 무력화할 뿐 아니라 고위공직자에게 공익와 사익의 충돌이 없게 해달라는 요청을 회피하는 것으로 무겁게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체험활동 등 모든 확인서가 허위"라며 "피고인은 자기소개서와 표창장을 의학전문대학원 등에 제출하는 데 적극 가담했고 입시비리 관련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특히 쟁점이 됐던 동양대 표창장과 관련해서는 "위조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봤다. 정 교수가 컴퓨터를 할 줄 몰라 위조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경심 교수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사진은 정 교수 변호인 김칠준 변호사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선웅 기자

사모펀드 횡령·증거인멸 '무죄', 미공개정보 이용은 '유죄'


재판부는 정 교수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10억원을 투자한 뒤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고 회삿돈 1억5000여 만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했다. 앞선 조범동씨 1심 재판부가 "정 교수를 공범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과 같은 취지다.


다만 조범동씨로부터 이른바 ‘호재성 정보’를 들은 뒤 차명계좌로 2018년 WFM주식을 대량 매수하고 이를 공직자재산등록때 신고하지 않은 혐의(미공개정보이용) 등에 대해서는 유죄 판단을 내렸다. 군산 공장에 대한 정보를 언론 등에서 통상적으로 접할 수 없는 ‘미공개’ 정보라고 본 셈이다.

정 교수가 재산 은폐를 목적으로 차명계좌를 이용한 혐의도 유죄로 판결 났다. 당시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이었는데, 퇴임 이전부터 그가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었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이 일시적으로 공직에 있지 않은 동안 차명거래를 했다. 법무부장관 취임 이후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등록 등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정 교수가 공직자 재산등록을 피하고자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정경심 교수 "판결 동의할 수 없어"

이날 법정구속 명령이 나온 후 정 교수는 "하실 말이 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원래 정 교수를 서울구치소에 수감해야하지만 현재 코로나 19 감염자가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해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하기로 했다.

선고 직후 정 교수를 수사 과정부터 변호해 온 김칠준 변호사는 "판결 선고를 듣고 당혹스러웠다. 우선 전체 판결에 대해서도 동의하기 어렵고 특히 입시비리 및 양형에 관한 의견, 법정구속 사유까지 변호인단으로서는 동의할 수 없는 내용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법원의 판결이기 때문에 판결문을 엄중하게 검토하고 항소해서 피고인의 여러가지 억울함을 하나하나 밝혀갈 계획"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