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빠르면 8·15 특사로 사면될 가능성이 열렸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4월30일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DSR에서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전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가능성을 열었다. 기존까지는 "검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다가 "충분히 많은 의견을 들어 판단해 나가겠다"고 유화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 사면론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 권한이라 하지만 결코 맘대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충분히 많은 국민의 의견을 듣고 형평성과 과거 선례, 국민적 공감대를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답변했다.

불과 한 주 전까지만 해도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사면론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지만 일주일 만에 기류에 변화가 생긴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의 사면 건의가 빗발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경재계뿐 아니라 종교계에서도 사면을 탄원하는 의견을 많이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며 사면을 건의하는 측의 주장도 일리가 있음을 인정했다.


실제로 경제단체뿐만 아니라 정치권, 종교계, 지역사회 일각에선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제위기가 심화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을 사면해 국가 경제에 일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고 주장해왔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총협회(경총),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에 이어 국내 7대 종교 지도자들의 모임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했고 지자체 장들도 잇따라 사면을 건의했다.

문 대통령이 이 같은 사면론 측의 주장을 직접 언급한 것은 그만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상황 변화가 심상치 않으며 지금보다 강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에서는 문 대통령이 여지를 남긴 만큼 사면이 실제 이뤄질 지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각에서 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에 맞춰 사면을 촉구하고 있지만 시간이 촉박해 실현 가능성이 낮고 대신 오는 8월15일 광복절 특사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까지는 사면에 강경했던 청와대의 입장이 한층 유화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다만 대통령이 형평성과 과거 선례, 국민적 공감대를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한만큼 실제로 사면이 이뤄질 지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