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과 폭스바겐그룹, 제너럴모터스 등 국내외 전기차 제조사들은 새로운 플랫폼을 바탕으로 보다 과감한 시도를 이어가면서 전기차 특성을 감안한 전용 타이어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이유로 국내외 타이어업체들은 새로 출시되는 전기차에 기본 장착(OE)될 표준 타이어(순정 타이어)에 사활을거는 분위기다. 전기차 시장의 문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시점인 만큼 이를 적극 공략, 입지를 구축해야만 수년 뒤 급증할 교체용 타이어 수요를 기대하는 등 앞으로 생존을 담보할 수 있어서다.
폭풍 성장 중인 전기차 시장
그중 전기동력차(순수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는 약 300만대가 팔려 전년대비 44.6% 증가, 전체 자동차판매에서 차지한 비중은 3.6%였다. 순수전기차(BEV)의 판매는 전년대비 34.7% 증가한 202만대였으며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전년대비 72% 늘어난 90만9000대, 수소전기차(FCEV)는 9.3% 늘어 8282대로 집계됐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시장 예상 규모는 지난해보다 72.8% 가량 늘어나 394만대, 2025년엔 약 1126만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판매가 꾸준히 늘면서 친환경차 타이어 시장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데이터브리지는 친환경차 타이어 시장 규모가 2027년까지 연 평균 16.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2027년이면 전 세계 친환경차 타이어 시장 규모가 200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며 “강력한 친환경 정책을 이어가는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교체용 고성능 타이어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 타이어 끼워주세요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타이어 제조사들은 신형 전기차 OET 선정은 여러 의미가 담겼다. 연간 수 만대 분량의 전기차에 장착될 타이어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으며 어떤 차종에 장착되느냐에 따라 기술력을 과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전기차에는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18인치급 이상 고성능 제품이 주로 끼워지는 만큼 수년 뒤 교체용 타이어(RET) 시장에서의 매출로 직결될 수 있다고도 본다.
지난해 한국타이어는 올해 목표 매출액인 7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18인치 이상 제품 비중을 2019년 32%에서 올해 38%까지 높여 잡았다. 특히 지난해 3%에 불과했던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OE 내 전기차용 제품 공급 비중을 올해는 6%로 늘리는 게 목표다. 한국타이어는 전기 스포츠카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를 비롯해 폭스바겐 전기SUV ID.4, 테슬라 모델3 등에 OE 탑재됐으며 전기차 레이싱 대회 ‘포뮬러 E’에 2022/23 시즌부터 전기차 타이어를 독점 공급할 파트너로 선정됐다.
2013년 ‘와트런’이라는 전기차용 별도 브랜드를 선보인 이후 특별한 실적이 없던 금호타이어는 최근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에 19인치 제품 2종이 기본 타이어로 끼워지며 앞으로 공급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기아 EV6와 함께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카누 등에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들은 한걸음 더 나아간 상태다. 프랑스 미쉐린은 현대차와 2017년 전기차 타이어 개발 협약을 맺고 선행단계부터 미쉐린의 차세대 타이어 재료와 구조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타이어로 단독 탑재되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독일 콘티넨탈은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 글로벌 10대 전기차 제조업체 중 6곳에 OE 제품을 공급하며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타이어업계에서는 이처럼 전기차용 고성능 제품 보급이 늘면서 타이어 제조사들의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 만큼 당장 수익성보다는 미래의 생존을 위한 차원으로 전기차용 제품에 역량을 쏟고 있다”며 “포화상태에 달한 타이어 시장에 찾아온 절호의 찬스를 놓칠 수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용 타이어는 지름이 크고 마찰저항이나 연비, 정숙성 등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적용된 만큼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전기차가 계속 출시되는 만큼 시장이 꾸준히 커지면서 제품 가격도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