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 갈수록 커지는 ‘공급망 쇼크’… 병목현상 장기화 우려
② 공급망 차질에 먹구름 낀 ‘세계 경제’… 韓 영향은
③ “공급망 주도권 잡아라”… 자립 나서는 韓 기업들
① 갈수록 커지는 ‘공급망 쇼크’… 병목현상 장기화 우려
② 공급망 차질에 먹구름 낀 ‘세계 경제’… 韓 영향은
③ “공급망 주도권 잡아라”… 자립 나서는 韓 기업들
글로벌 공급 대란은 국내·외 경제 회복세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당초 선진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며 하반기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공급 불균형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지속되면서 추동력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세계 경제 먹구름… 성장률 전망↓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 12일 세계경제전망(WEO)을 발표하면서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지난 7월 전망(6.0%)보다 0.1% 포인트 줄어든 5.9%로 하향 제시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해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더딜 것이란 이유에서다.실제 IMF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7.0%에서 6.0%로 1.0%포인트 낮췄고 독일과 일본도 각각 3.6%와 2.8%에서 3.2%, 2.4%로 0.4%포인트씩 하향조정했다. IMF는 “공급망 차질에 따른 미국 성장률 대폭 하락과 독일 제조업 중간재 부족, 일본 코로나 확산 등으로 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IMF는 특히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전개의 불확실성으로 향후 위험요인이 존재한다”며 대표적인 하방 요인으로 ‘공급 불안’을 꼽았다.
다만 IMF는 한국의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지난 전망치와 같은 4.2%로 유지했다. 백신 접종률 확대와 수출의 견조한 증가세, 재난지원금 등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 등으로 기존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할 것이란 평가다. 하지만 한국도 안심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가 63.51%에 달해 세계 공급망 혼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 자동차업계 피해도 현실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국내 자동차 생산은 전년동월대비 33.0% 급감한 22만9423대에 그쳤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내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병목현상이 심화됐고 지난 추석 연휴 주간 전체 휴무로 조업일수까지 감소하면서 전반적으로 생산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업계 맏형인 현대차의 경우 9월 생산이 전년동월대비 30.1%나 쪼그라들었다.
9월 한 달간 자동차부품 수출도 전년대비 15.1% 줄어든 18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반도체 수급난 심화로 해외공장 생산이 감소함에 따라 부품 수요도 덩달아 줄어든 탓이다. 문제는 당장 이를 해소할만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차량용 MCU는 단가가 낮아 반도체 제조업체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부품”이라며 “전 세계 MCU의 70%를 대만 TSMC가 생산하고 있는데 현재의 수요에 맞춰 기존 생산라인을 변경하는 데만 6개월이 걸리고 새로 공장을 지을 경우 수년이 소요돼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공급 대란에 한국도 불확실성 커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 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14억1400만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14억4700만대보다 3400만대 가량 줄어든 것이다.이미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 샤오미 등 주요 제조사들은 수요보다 부족하게 부품을 납품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지난 2분기 부품업체들로부터 주요 구성부품의 80%만 납품받았고 3분기에는 이보다 수급 상황이 악화돼 부품 납품 비율이 70%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가 국내에서만 출시 한 달여 만에 100만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공급이 수요를 한참 따라가지 못해 인기 색상의 경우 대기기간이 일주일에서 한 달까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공급 부족 사태가 반도체 외에 다양한 부품과 소재, 원료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중국의 전력난으로 비철금속·철강·화학·시멘트 등 전력 소모량이 많은 산업의 감산이 이뤄지며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고공상승하며 공급 불안을 키우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소재·부품 등의 수입처 다변화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에 당장은 큰 타격을 입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전력난이 장기화될 경우엔 수급 안정성을 장담할 수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의 경제는 중국과 긴밀히 연결돼 있어 전력난 심화에 따른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까지 진행되고 있어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국내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경각심을 갖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완전한 회복을 위해 중요한 시점에서 글로벌 공급망 이슈들이 국내 경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급대응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요인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기업애로 해소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