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재계 고위 인사 잇따라 조우
2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14일 북미 출장길에 오른 이 부회장은 열흘 동안 숨가쁜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난데 이어 이튿날엔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했다.이번 만남을 통해 이 부회장은 바이오 분야와 차세대 이동통신의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와 차세대 이동통신은 삼성이 대표적인 미래먹거리로 삼은 분야다.
삼성의 바이오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모더나와 mRNA 백신 생산 계약을 체결한 뒤 8월부터 생산에 돌입, 지난달부터 국내 방역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5G를 넘어 6G 선도를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부회장이 모더나와 버라이즌을 만남으로써 미래 사업 분야에서 이들과의 공조 관계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18~19일에는 워싱턴D.C에서 미국 연방의회 의원과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을 잇따라 접견한 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결 방안 ▲연방정부 차원의 반도체 기업 대상 인센티브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투자 계획 등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20일에는 미국 워싱턴주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도 만났다. 이번 회동을 통해 반도체, 모바일은 물론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협력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아마존을 방문해 인공지능(AI)·클리우드 컴퓨팅 등 차세대 기술 협력을 모색했다.
21~2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반도체와 세트 연구소인 DS미주총괄(DSA)과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잇따라 방문해 인공지능(AI)과 6G 등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DSA와 SRA는 각각 삼성전자 DS부문과 세트(IM·CE)부문의 선행 연구조직으로 혁신을 선도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전진기지다.
임직원에 '뉴 삼성' 도약 강조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미래 세상과 산업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면서 우리의 생존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한 뒤 혁신 노력에 가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특히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의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이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며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뉴 삼성'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이어 이 부회장은 구글을 방문해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과 면담하고 상호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구글이 올 연말 생산 예정인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 6'에 탑재할 자체 설계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삼성전자에 칩 생산을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이 부회장과 피차이 CEO의 만남을 계기로 양사의 협업 관계가 한층 공고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메모리를 넘어 비메모리를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1위를 꿈꾸는 삼성전자에 구글이 '우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약 열흘 동안 미국 동부와 서부를 횡단하는 등 강행군을 이어간 이 부회장은 조만간 귀국해 오는 25일 재판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이 부회장의 귀국 시점을 전후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제2공장 투자 계획도 확정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170억달러(20조원)를 투자해 현지 파운드리 제2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부지를 물색하고 있으며 미국 시간으로 23일 오후 5시, 한국시간으로는 24일 오전 10시 최종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