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산·LG 잠실 홈구장, 한화가 짓는다
(2) [르포] 골조 못올리고 공회전 하는 GBC, 공사비 2.5조→5.5조
(3) 강남 영동대로 기점 세로축 개발 밑그림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인지도를 한 단계 도약시켰던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풍경을 바꿀 기업이 ‘한화그룹 컨소시엄’으로 정해졌다. 사업비 2조원대의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민간투자사업’ 유치를 위해 국내 내로라하는 굴지의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정면 승부를 펼친 결과다.
해당 프로젝트는 서울 강남의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여의도공원 1.6배 면적인 35만7576㎡(수상면적 포함) 땅을 재개발해 글로벌시티 서울을 대표하는 복합 문화·업무·관광지구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사업 제안서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재계 상위그룹 각 분야의 계열사뿐 아니라 전문 스타트업, 대형 금융투자기업 등으로 구성됐다.
건설부문에선 현대건설·롯데건설·포스코건설·GS건설·대우건설·SK에코플랜트(한국무역협회 컨소시엄)와 HDC현대산업개발·한화건설·중흥건설·금호건설·우미건설(한화그룹 컨소시엄)이 맞붙었다. 최종 수주에 성공한 한화 컨소시엄에는 HDC자산운용·신한은행·하나금융투자·이지스자산운용 등 금융투자업계 여러 기업이 팀을 꾸렸다.
첨단기술을 보유한 한화시스템·넥슨·메가존 등이 직접 출자하고 온·오프라인 융합 메타버스, 가상 공연과 전시, 자율주행셔틀,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구현할 계획이다. 한화 컨소시엄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된 ‘탄소 중립’을 최우선 가치로 각종 친환경 기술과 첨단 IT 기술을 접목하고 개발이익의 공공기여 확대를 약속했다.
잠실 어떻게 바뀌나
서울시는 2017년 KDI 한국개발연구원에 해당 사업의 적격성 조사를 의뢰, 지난해 5월 완료한 후 기획재정부 심의와 서울시의회 동의를 거쳤다. 사업의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전시·컨벤션시설(12만㎡) ▲야구장(3만5000석) ▲스포츠콤플렉스(1만1000석) ▲수영장(5000석) ▲수변레저시설(70척) ▲호텔(900실) ▲문화·상업·업무시설 등 코엑스의 3배 규모에 달하는 시설물이 건설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관련 행정절차가 진행된다.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2029년 조성이 완료된다. ‘21세기형 강남 개발’로 불리는 해당 사업은 탄소 중립을 비롯해 사회적 가치 창출과 공공의 이익을 최대한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의무비율 대비 2배 이상 높은 탄소 중립을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 컨소시엄에는 메이저리그 팀 뉴욕양키스의 홈경기장인 양키스타디움 등을 설계한 미국 건설업체 ‘파퓰러스’가 잠실 야구장 디자인에 참여한 점도 이목을 끌었다.
한화·HDC 연합 승리 비결은?
현대家 2~3세 대결서 HDC 승리
또 하나 관심을 모았던 것은 두 컨소시엄의 주요주주 기업이 현대가 2~3세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무역협회 컨소시엄에는 현대가 3세인 정의선 회장의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현대건설’이 대표 시공사로 참여했다. 경쟁 상대이자 최종 수주에 성공한 한화 컨소시엄에는 고(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장남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2대주주로 참여했다.정세영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자 고(故) 정주영 회장의 넷째 동생이다. 현대차그룹은 강남의 또 다른 대형 개발 프로젝트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의 수주를 놓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해당 프로젝트는 GBC와 탄천을 사이에 두고 차량 5분 거리(2㎞)에 있어 잠실동-삼성동의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시공 설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된 바 있다.
HDC그룹은 건설부문을 벗어나 유통·면세·자산관리사업 등 종합라이프스타일그룹의 청사진을 제시한 가운데 이번 프로젝트 수주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실패를 떨쳐버릴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 정몽규 회장이 이끄는 HDC그룹은 지분 20%를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