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에 두 명의 사장이 함께 근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사진은 구본환 전 사장. /사진=장동규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두 명의 사장이 함께 근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20일 항공업계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행정법원이 구본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의 해임처분 집행정지를 받아들이면서 복직이 가능해졌다.

소송에서 승소한 구 전 사장은 이날 복직을 위해 인천공항을 방문, 공사 관계자와 자신이 사용할 사무실과 등기, 업무보고 등 다양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한 기관에 두 사장이 함께하는 경우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전임자와 후임자 간의 세력다툼이 벌어질 경우 공사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 이에 업계에서는 구 전 사장이 복직하게 되면 김경욱 현 사장과 공동대표가 아닌 역할을 분담한 형태의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한다.

구 전 사장은 공동대표 등의 논의와 등기, 사장으로서의 관리감독권, 문서 결제, 공문에 사장 명의 발송, 각종 회의 이사회 주관 및 참석, 본부의 업무보고 등과 사무실, 차량, 비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임기는 내년 4월15일까지지만 이번 해임 승소 판결에 따라 법원의 2심 판결까지 사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사진=임한별 기자
그는 지난해 9월 국정감사 당시 태풍 위기 부실대응 및 행적 허위보고, 기관 인사운영의 공정성 훼손 등 충실 의무 위반 등의 이유로 인천공항공사 사장직에서 해임됐다. 일각에서는 '인국공 사태' 책임을 물었다는 시각도 있다.
인국공 사태는 정부가 비정규직인 인천공항공사 협력업체 소속 보안검색원 190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 정규직이던 공사 직원들과 취업 준비생 청년층이 사장실 점거 등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지는 등 강하게 반발한 사건이다.


이에 구 전 사장은 국토부의 감사 절차가 위법했다는 등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맞섰고 지난해 10월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처분이 부당하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 측도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정부법무공단은 지난 10일 이번 사건 1심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강우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는 국토부와 기재부에 청와대까지 나서 구 전 사장을 해임했지만 정작 사법부는 다른 판결을 내린 점을 주목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구 전 사장과 현 김 사장은 모두 국토교통부 고위 관료 출신"이라며 "이른바 '낙하산' 인사라는 평을 받는 두 사장을 두고 국토부는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