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투자재원을 마련하고 중·장기적으로 전문성을 높여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알짜사업을 떼내 신설회사로 상장하는 과정에서 모회사 기업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LG화학 주가는 지난 30일 종가는 전일 보다 1만3000원(2.07%) 내린 61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1만1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시가총액 역시 현재 43조원대로 주저 앉아, 올해 최고치였던 지난 2월5일(73조)대비 40%가량 하락했다. 이는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한 LG에너지솔루션이 다음 달 상장을 앞두고 가격 하락 요인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직접 투자가 가능해져 모회사 투자 매력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다른 기업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포스코 주가도 지난 10일 물적분할을 결정한 후 30일까지 5.4%가량 떨어졌다.
포스코는 지주회사 전환과 철강 사업 물적분할을 추진하는데, 존속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칭)가 신설회사 포스코(가칭)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신설되는 자회사를 상장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우진 못했다. 일부 주주들은 최 회장의 해임까지 촉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CJ제일제당, CJ ENM 등도 물적분할을 추진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부문을 분할해 SK온을 설립했으며 향후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건강사업부를 물적분할해 CJ웰케어를 설립했고, CJ ENM도 예능·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사업의 주요 제작 기능을 물적분할하기로 했다.
물적분할은 분할 전 회사가 신설법인 지분 100%를 소유하고 기존 주주들은 주식을 받지 못한다. 특히 신설법인의 기업공개(IPO)가 진행돼 신주가 발행되면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하락할 우려가 있다. 새로 상장한 자회사의 기업 가치가 중복되면서 기존에 상장된 모회사의 기업 가치는 훼손될 수 있다.
한 투자자는 "알짜 사업의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투자했는데, 이를 따로 떼어내면 모회사는 사실상 빈껍데기만 남는 게 아니냐"며 "일반주주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개인주주들의 반발이 커지자 대선후보들도 잇따라 물적분할을 제한하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대주주가 물적분할 등으로 소액주주를 배제하고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원칙)를 활용해 대주주를 견제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물적분할 시 기존 주주에게도 신주 인수권을 일부 부여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