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와 대출금리 인상 여파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이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기준금리 1% 시대… 금리 인상은 계속된다
② 내년 돈 빌리기 더 어렵다… DSR·총량규제 쌍끌이
③ "약발 먹혔나" 금리 인상·고강도 규제에… 가계대출 증가세 주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와 대출금리 인상 여파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월(5조2000억원)보다 증가폭이 2조원 이상 줄었다.

지난해 4월 SK아이테크놀로지(SKIET) 등 공모주 청약 열기로 가계대출이 전월대비 16조2000억원 폭증한 기저효과로 다음달인 5월 대출이 1조6000억원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이같은 증가폭은 지난 2019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은행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76조9000억원으로 증가액이 2조4000억원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같은 증가폭은 전월(4조7000억원)의 절반 수준인 동시에 2018년 2월(1조8000억원) 이후 3년9개월만에 가장 낮은 기록이다. 11월만 놓고 보면 2013년 11월(2조8000억원) 이후 8년만의 최저치다.

주담대 증가액은 지난해 7월 6조원을 기록한 이후 8월(5조8000억원), 9월(5조6000억원), 10월(4조7000억원), 11월(2조4000억원)으로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대출 판매를 중단하고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로 0.5%포인트 올리면서 대출금리가 오른 것이 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지고 있지만 가계부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부채의 질도 악화됐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조사한 ‘2021년 가계금융 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가구당 부채는 8801만원으로 전년보다 6.6% 늘었다. 반면 지난해 가구당 평균 소득은 6125만원으로 전년(5924만원)보다 3.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빚이 불어나는 속도가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의 2배 가까이 되는 셈이다.

부채가 가장 많은 늘어난 세대는 부동산·주식 투자를 위해 영끌과 빚투에 나섰던 30대로 나타났다. 가구주 연령대 별로 보면 지난해 30대의 부채 증가율은 11%를 기록,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60대 이상 8%, 40대 7.8%, 20대 이하 2.1%, 50대 1.6% 순이었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이 급등하자 ‘패닉바잉’(공황구매) 하더라도 벼락거지를 면하려는 분위기가 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한 결과로 분석된다.

30대의 평균부채는 2020년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 1억1190만원을 기록, 가파르게 불어나면서 가장 많은 부채를 보유한 40대(1억2208만원)와 간극을 좁혀가고 있다. 2020년 40대 평균부채는 1억1327만원으로 30대(1억82만원)보다 1245만원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1018만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30대의 빚은 점점 늘고 있는데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어 이자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약 75%다. 30대 역시 비슷한 비중으로 변동금리 대출을 받았을 경우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연 이자가 약 84만원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