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디지털 전환이냐 시니어 확보냐… 고민에 빠진 은행권
② “어르신, 안 들려도 괜찮아요”… 보험 상담 걱정 더는 시니어
③ 지방·저축은행, 전용점포에 금융교육까지 “어르신 모십니다”
“고객과 시대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 독보적인 플랫폼을 선보이겠습니다.”(진옥동 신한은행장)
“우리는 전통은행의 틀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디지털 퍼스트를 발판 삼아 ‘고객 중심 넘버원(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합니다.”(권광석 우리은행장)
“2022년 전략목표를 고객중심 ‘초혁신 디지털 뱅크’ 도약으로 정하고 혁신을 통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야 합니다.”(권준학 농협은행장)
주요 시중은행 수장들이 임인년 새해를 맞아 발표한 신년사에선 ‘디지털 전환’이 어김없이 경영 핵심전략으로 꼽혔다.
시니어 고객 확보로 핀테크와 경쟁서 우위 확보
은행들은 60대 이상 시니어들을 ‘손안의 은행’으로 이끌기 위해 이들 챙기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니어 세대는 젊은 층에 비해 보유 자산규모가 큰 데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만큼 이들을 충성고객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시니어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여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삼는 핀테크 업체들의 공세에 반격한다는 전략이다.은행권은 앱뿐만 아니라 시니어들의 금융 소외현상을 줄이려는 노력에도 차별화 경쟁을 펴고 있다.
이외에 신한은행은 신내동, 하계동, 오류동, 난곡 등 4곳의 영업점을 올해 안에 디지털 혁신공간으로 바꿀 계획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27일 금융권 처음으로 시니어 고객을 위한 ‘디지털 맞춤 영업점’을 신림동지점에 연 바 있다.
국민은행은 손바닥 정맥인증으로 창구·ATM·STM(스토리텔러머신) 출금거래 등이 가능한 ‘손으로 출금 서비스’를 대표 시니어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다.
점포는 줄어드는데… “시니어 디지털 접근성 높여야”
이를 두고 일각에선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시니어 맞춤 서비스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 업무를 메인화면으로 배치하고 큰 글씨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에 머무는 것”이라며 “금융업무가 디지털화되는 속도를 감안하면 시니어들을 위한 디지털 서비스는 이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지 않은 시니어 고객은 적금을 가입하는 단순 금융업무에도 영업점을 찾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에서 적금에 가입한 60대 이상 시니어 중 80.9%는 은행 창구를 거쳤다. 20·30대가 영업점에서 적금에 가입하는 비율이 17.2%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4배 이상이다.
하지만 은행 점포는 빠르게 줄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진교(정의당·비례대표)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지난해 총 262개 점포 문을 닫았고 올 1월에도 최소 72개 점포를 폐쇄할 계획이다.
최근 신한은행이 올 2월 노원구 월계동지점을 폐쇄하고 이를 ‘디지털라운지’로 전환하려다 주민들의 반발로 진땀을 흘린 것도 시니어를 비롯한 금융소외층 확대 우려에서다. 결국 신한은행은 이곳을 ‘디지털라운지’로 운영하는 동시에 창구 2곳을 두기로 했다. 기존 영업점과 무인점포가 결합한 형태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무작정 점포를 줄이는 것과 일방적으로 디지털화를 강행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니어의 디지털 경험을 높여야 비대면 금융이 활성화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