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14일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 신용대출금리는 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는 모습./사진=장동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14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여는 가운데 두달 연속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 신용대출금리는 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14일 열리는 금통위 회의에서 현재 1%인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유력시 되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금융채 5년물 기준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 주담대 금리는 지난 10일 기준 연 3.79~5.55%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직후인 지난해 11월 26일까지만 해도 해당 금리의 상단은 5.128%에 그쳤지만 한달여만에 0.422%포인트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4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3.433~4.73%로 집계됐다. 은행권에선 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5%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두달 연속 금리인상 나서나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없던 지난해 12월을 감안하면 두달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서는 셈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0.5%였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1%까지 끌어올렸다.


한은 금통위가 이달 두달 연속으로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리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가 연 12회에서 연 8회로 축소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2000년 이후 한은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렸던 시기는 총 세차례로 요약된다.

우선 한은은 카드사태가 발생한 2003년, 4.25%였던 기준금리를 2004년 11월 3.25%까지 떨어뜨렸다. 이후 2005년 10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여덟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5%까지 2%포인트 올렸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5.25%였던 기준금리를 다섯차례에 걸쳐 2%까지 떨어뜨렸다가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다섯번의 금리 인상을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25%까지 올려놨다.

이후 한은은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기준금리를 2016년 6월 1.25%까지 내렸고 2017년 11월과 2018년 11월 두차례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1.75%까지 상향했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경기 둔화가 예상되자 2020년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까지 내렸다.

물가 오르고 금융불균형에 美 연준 금리 인상까지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두달 연속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에는 3%대에 달하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급증한 가계부채가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간 '금융불균형' 문제가 누적돼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금융완화조치의 정상화 과정에서 과도한 레버리지와 업황 부진에 직면해 있는 일부 가계 및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내부 취약 요인은 금융시스템의 약한 고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더욱 예의주시하면서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은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물가다. 한은은 물가 안정 목표를 2%로 잡고 있지만 지난해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 3.2%, 11월 3.8%, 12월 3.7%로 4%에 육박했다.

지난 7일 한은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1년도 제25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열린 금통위 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은 2022년에도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 연준이 이르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한은의 조바심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미 연준은 현재 기준금리를 0.0~0.25%로 유지 중이어서 한국과 기준금리 차가 0.75~1.0% 포인트에 이른다. 이 격차가 좁혀질수록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의 우려도 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방역지침 강화로 소비가 움츠러들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김회재(더불어민주당·전남 여수시을) 의원이 신한카드로부터 받은 '소비 밀접 업종 카드 사용액'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1월28일~12월31일) 숙박·음식점업 카드 사용액은 1조584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2.4% 증가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2월 관련 카드 사용액(1조9391억원)과 비교하면 81.7% 수준에 그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상승세가 거센만큼 유동성 회수를 위해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지연할수록 나중에 한꺼번에 올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점진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