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 /사진=머니S DB.
금호타이어가 품질 제고와 국가별 특화 전략에 서둘러 나서지 않는다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경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수 년간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기업 규제, 미중 무역 분쟁 여파로 모기업의 지원도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2월31일 해외법인의 채무 보증을 5년 연장하겠다고 공시했다. 

채무 보증 연장을 신청한 곳은 중국 장춘공장과 텐진공장, 홍콩법인이다. 공장별로는 ▲장춘공장 506억원 ▲홍콩법인 1800억원 ▲난징공장 486억원 ▲텐진공장 993억원 ▲베트남공장 753억원 등이다. 

금호타이어는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1위, 세계 10위 타이어 회사였다. 금호그룹이 무리하게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한 탓에 금호타이어도 부실 여파에 휘말렸다. 이후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거쳐 2018년 중국 타이어제조업체 더블스타에 매각됐다. 

매각된 지 4년이 지났지만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와 시너지를 크게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남경과 천진, 장춘에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생산물량 대부분은 중국 내수시장에 쓰인다. 중국 현지 타이어업체 힘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중국산 타이어는 한국산 타이어보다 20~30% 저렴하다.

금호타이어의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매출은 2017년 4183억원, 2018년 3431억원, 2019년 2939억원으로 감소하다 2020년 342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누계기준으로는 2697억원을 기록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에서 품질 문제가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이후 이미지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매각 당시 중국 기업과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영업망 등 부분에서 썩 나아진 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지만 투자 등 속도가 더디다"라고 했다. 

금호타이어의 주요 시장인 국내와 북미에서도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국내 매출은 2017년 9711억원, 2018년 8906억원, 2019년 8412억원, 2020년 7555억원, 지난해 3분기 누계기준 5483억원이다.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북미 매출은 2017년 6473억원, 2018년 6141억원, 2019년 5378억원, 2020년 5231억원, 지난해 3분기 누계기준 4742억원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금호타이어는 6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은 -0.2%로 넥센타이어(2.3%)보다도 낮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내·외 상황도 만만치 않다.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가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천연고무는 타이어 원재료비의 30%를 차지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도쿄선물거래소에서 천연고무 선물 가격은 1㎏당 221엔으로 전년대비 70% 올랐다. 

올 들어서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글로벌 해운운임 상승세 역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둔 중국 정부가 탄소 규제를 목표로 현지 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것도 변수로 꼽힌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유럽에서 판매하는 타이어 전 제품 가격을 4~5% 인상해 수익성 악화에 대처할 계획이지만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모두 전가하기 어려워 부담은 불가피하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앞으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수요가 가하학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품질 제고와 국가별 특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