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지는 데다 미국이 이르면 올 3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올린 바 있다. 다음달인 12월에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없었던만큼 두달 연속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주열 총재가 취임한 이후로는 2017년 11월, 2018년 11월, 2021년 8월과 11월 이후 다섯번째 인상이다.
한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 뒤 같은 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0.5%로 떨어뜨렸다. 이어 15개월 동안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오다 지난해 8월 0.75%로 한차례 인상한 바 있다.
3개월 뒤인 지난해 11월 열린 금통위 회의에서도 금리 인상을 단행, 기준금리를 1%로 올리며 제로금리 시대의 막을 내렸다.
예고된 기준금리 인상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예고돼왔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0%로 올렸지만 당시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진단했다.이 총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과도한 레버리지와 업황 부진에 직면해 있는 일부 가계 및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예의주시하면서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 총재의 발언은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내비친 발언으로 읽힌다.
한은은 물가 안정 목표치를 2%로 잡고 있지만 3%대에 달하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10월 3.2%, 11월 3.8%, 12월 3.7%로 4%에 육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르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한은의 금리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연준은 지난해 말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을 올 3월 끝내겠다는 조기 종료를 밝히면서 금리인상 시계도 빨라졌다. 연준은 올해 총 3~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의 우려도 있는만큼 한은은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불균형 누적, 민간소비 개선이 인상 결정에 작용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계부채도 기준금리 인상의 요인이 됐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가계 빚은 전분기보다 36조7000억원 늘어난 184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다.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금융불균형'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동안 한은은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유입돼 자산가격이 급등하는 금융불균형을 우려해왔다.
민간소비는 개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 따르면 11월 국내 카드 승인액은 전년동기보다 13.6% 늘었다. 이는 10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같은 증가 폭은 지난해 4월(14.3%) 이후 7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로써 한은은 올해 첫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한은이 다음달 열리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지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