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아프리젠 바이오로직스에서 2022년 2월 3일 백신 샘플로 작업하는 모습. 이날 아프리젠 생산시설에는 의약품특허풀, 프랑스 및 기타 유럽연합 회원국 관계자들의 방문이 있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제약사 아프리젠 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제네릭 개발에 성공했으며, 오는 11월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5일(현지시간) BBC와 더힐 등 복수의 외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트로 터블랑슈 아프리젠 전무이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남아공의 모더나 제네릭 백신 개발 프로젝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남아공을 아프리카 백신 허브로 만들어 역내 백신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적극 지원한 프로젝트다.


WHO는 작년 6월21일 남아공에 코로나19 백신 허브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 기업에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라이선스와 노하우를 제공하는 기술이전 거점을 남아공에 만들고, 선진 기술인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제조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남아공 제약사 바이오백(Biovac)이 디벨로퍼 역할을, 아프리젠 생명공학(Afrigen biotechnology firm)이 제조사 역할을 하고, 대학 컨소시엄들이 과학적 노하우를 제공키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연구소, 모더나 등 mRNA 백신 제조사들은 생산과 제조 관련 안정성 등 우려를 이유로 WHO의 기술 공유 요청을 거부했다.


다만 모더나는 백신 기술 이전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관련 데이터에 대해 특허권 제한을 적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모더나의 공개 데이터를 이용해 이번 백신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널리 사용되는 백신을 개발자의 지원 없이 복제한 것은 세계 최초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더힐은 부연했다.

유럽연합 대표단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mRNA 백신 허브 방문을 수행한 2022년 2월 3일(현지시간) 아프리젠 바이로로직스 생산 시설에서 연구원이 작업하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아프리젠은 WHO와 협업 하에 모더나 백신 데이터를 활용해 백신을 생산해냈다. 세포로 mRNA를 운반하는 지질 나노입자와, 세포가 감염시 바이러스와 싸울 면역체계를 훈련시키기 위해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단백질을 생성토록 지시하는 mRAN 시퀀스 정보를 얻은 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터블랑슈 이사는 "모더나를 모방한 것이 아니다. 모더나는 어떤 기술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만의 공정을 개발했고, 모더나의 시퀀스로 시작한 것뿐"이라며 "이것은 모더나 백신이 아니라 아프리젠 mRNA 허브 백신이다"라고 강조했다.

카린 페너 아프리젠 수석과학자는 "향후 우리의 자체 백신을 개발해 앞으로 있을 팬데믹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며 "임상은 아프리카 땅에서 이뤄질 것이며 아프리카의 다른 중요한 질병들도 분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어렵게 백신 개발에 성공했어도, 모더나와 화이자 등 선두 업체들이 기술 공유에 계속 동의하지 않는다면, 남아공이 개발한 제네릭 백신 승인까지 최대 3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마틴 프리데 WHO 백신연구담당조정관은 우려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규모 확장의 과제에 더해, 앞으로 몇 가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BBC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 국가의 절반가량은 코로나19 백신 완전접종률이 10%에도 못 미친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의 완전접종률이 65%, 라틴아메리카가 64%, 유럽 63%, 아시아 60%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조하다.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비교적 접종률이 높은 편이지만, 그마저도 전체 인구의 27%에 그쳐 세계 평균(52.6%)의 절반 수준이다. WHO에 따르면 동아프리카 홍해 연안에 있는 에리트레아는 북한과 함께 아직 백신 접종을 시작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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