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최동현 기자 = 여야가 소상공인 지원을 골자로 하는 새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증액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7일 여야가 소상공인 관련 예산을 25조원 가까이 의결하면서 35조원을 넘어서는 '슈퍼 추경'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정부가 추경 증액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여야 합의가 있더라도 대규모 추경안 처리까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부는 여야 합의를 전제로 증액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대폭 증액에는 선을 긋고 있다.
대선 전 증액된 추경이 처리될지도 안갯속이다. 여당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에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우선 정부안을 처리하고 대선 이후 차기 정부가 세출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 새로운 추경안을 집행하자고 맞서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예산결산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어 소상공인 시장진흥기금 24조9500억원 증액 의견을 반영한 수정 예산안을 의결했다.
구체적으로 여야는 소상공인 방역지원금(소상공인성장지원)을 정부안인 인당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상향, 이를 위해 22조4000억원을 증액했다.
또한 손실보상 예산은 기존 연매출 10억원 이하 소기업에서 연매출 100억원 이하인 중기업까지 확대하고 피해인정률도 현행 80%에서 100%로 상향했다. 손실보상 하한액도 현행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조5500억원이 증액됐다.
앞서 정부는 소상공인 방역지원금과 손실보상 예산에 11조5000억원(방역지원금 9조6000억원, 손실보상 1조9000억원)을 편성했는데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예산이 대폭 증액되면서 36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여야가 방역 조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두꺼운 보상·지원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추경안 덩치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간 증액에 반대 입장을 냈던 정부도 여지를 열어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희생해주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을 위한 합당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뜻을 모아주신다면 정부는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데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합의를 전제로 증액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김 총리는 전체회의에서 "금년에 쓸 수 있는 예산 중에 일부 항목에서 돈을 줄이자는 등 건강한 제안을 해주시면 정부도 임하겠다"며 세출예산 구조조정을 통한 재원 마련 방안도 언급했다.
다만 정부는 대규모 추경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총리는 추경 규모와 관련해 "물가나 금리에 영향을 확 미칠 게 뻔한 규모로는 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정부가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제출했는데, 그 범주에서는 국회 논의를 거쳐 삭감하거나 증액할 수도 있다"면서 "다만 여야에서 35조, 50조원의 증액 얘기가 있었고 정부 제출 규모의 2~3배 수준 증액은 협의되더라도 재정 당국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예결위 전체회의 도중 국회가 합의한 증액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의 부정이라는 여당 측 지적에 대해서는 "증액을 무작정 받아들이는 것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날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수정 추경안에 대해 "상임위 의결 사항을 기본적으로 동의하지만 방역지원금이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증액되면서 이 부분만 22조4000억원이다.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큰 금액이라 정부 측에서도 부담이 된다"라며 "다소 과도하지 않나 라는 측면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대규모 추경에 반대하는 정부를 설득하더라도 추경 처리 시점이 또 하나의 난제로 남아있다.
민주당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우선 국채발행으로 재원을 마련, 15일 이전 추경안을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정부라고 하는 게 국민이 낸 세금을 지키고 활용하는 곳간지기"라며 "국민의 삶이 어렵고 힘드니 국채발행을 해서라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우선 정부안을 처리하고 대선 후 지난해 발생한 초과세수와 세출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자는 입장이다. 대선 전 대규모 추경 집행은 매표 행위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일단 정부안대로 방역지원금을 300만원씩 주고, 정확한 손실이 파악되면 지난해 불용액과 올해 초과 세수가 확정되는 4월에 추가로 추경을 편성하는 게 맞는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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