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 내정자는 지난 10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 일체를 보류하며, 15만원이 되는 그날까지 법정 최저 임금만 받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IT(정보기술) 업계의 통상적인 연봉이 수억원에 달하는 점에 비춰볼 때 이는 사실상 '무보수'에 가깝다는 평가다.
올해 최저임금은(209시간 기준) 191만4440원으로 연봉으로 환산하면 약 2297만원 정도다. 남궁 내정자는 지난 2020년 카카오케임즈 대표 재직 시절 총 13억600만원(급여 4억500만원, 상여 9억원, 기타 1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급여 8200만원, 상여 17억6500만원 등 총 18억4700만원을 수령했다.
'주가 15만원 목표' 역시 단시간에 이루기 어려운 목표다. 이는 지난 10일 종가(8만7300원)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목표다. 카카오 주가가 15만원 이상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해 9월7일(15만4000원)이 마지막이다. 이 같은 여건을 고려할 때 남궁 내정자의 의지가 단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기에 빠진 카카오… '구원투수' 남궁훈, 반전 시킬까
이 때문에 남궁 내정자의 이번 결정을 두고 카카오 내부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경영진의 이익 챙기기 행보에 지친 카카오 구성원들을 위한 사실상 '백의종군'이라고 여기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봉 포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남궁 내정자가 카카오게임즈 주식도 팔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어느 정도 진정성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계의 무보수 경영은 흔하게 볼 수 있고 '최저임금 선언'은 선언적 구호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자사주 소각이나 매입, 배당 강화 등의 현실적인 조치는 빠졌다는 비판이다.
하지만 남궁 내정자가 카카오게임즈 대표 시절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메타버스 등을 구상한 만큼 사업적 측면에서 새로운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그는 최근 "우리 시대의 화성, 무궁무진한 땅 메타버스를 개척하는 메타포밍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남궁 내정자가 미래 먹거리 발굴에 강점이 있지만 이번에 그룹 신뢰에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