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유새슬 기자,이준성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야권 후보 단일화'를 공식 제안했다.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는 '긍정' 입장을 드러냈지만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서는 "아쉽다"는 다소 애매한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그니엘 서울 호텔에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의 제안에 대해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제안하신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고민해보겠다. 아쉬운 점도 있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이런 발언은 그동안 안 후보와 이 후보 측의 단일화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일단 단일화의 대상이 국민의힘으로 좁혀진 만큼 강경한 입장을 내기보다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여론조사를 통한 야권 후보와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뚜렷하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안 후보가 밝힌 야권통합 원칙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긍정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안 후보가 국민경선이라 지칭해 제안한 방식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을 안고 있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에서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선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안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열망과 대의를 존중해 야권통합을 위한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며 "윤 후보는 열린 마음으로 안 후보와 야권통합을 위한 허심탄회한 논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후보 간 담판 형식의 단일화를 고수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윤 후보의 정책·공약 홍보 열차인 '열정열차'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에 대한 진정성이 부족하다"며 "무엇보다 본인이 완주를 이야기하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입장 변화가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당이 "지금까지 단일화는 없다는 식으로 우리당을 공격했던 논평을 냈던 것은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며 "진위를 파악해야 뭔가 대응할 수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 좀 당황스럽다"고 했다.
그는 "저는 안 후보가 출마를 포기하고 우리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는 방식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를 해왔다"며 "그렇기 때문에 윤 후보도 그런 의미로 단일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안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에 대해 별도의 입장문을 내지 않기로 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이날 제주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거리유세를 끝내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한 입장을 묻자 "지금은 위기 상황이고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의 과제"라며 말을 아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안 후보와 윤 후보의 단일화 신호탄을 대체로 '예상됐던 흐름'이라고 보면서도 호재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우리 쪽으로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니까 최선을 다해서 (대선 레이스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우리가 크게 개연성을 열어두면 안 후보와 합칠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단일화를 질러버린 상태"라고 했다.
다만 안 후보와 윤 후보의 단일화가 안 후보가 바랐던 '국민경선 여론조사' 방식으로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잿빛 예측을 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제안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윤 후보는 담판으로 가자고 하고 안 후보는 여론조사로 가자고 할 것인데, 윤 후보는 자신이 후보에서 물러나는 것까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아서 쉽게 여론조사 형식을 받지는 못할 것 같다.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지 않겠나"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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