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격대출은 저금리·고정금리인 정책대출 상품으로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진입하면서 내집마련에 나서는 대출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하지만 은행별, 시기별 한도가 정해져 있어 적격대출을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란 말이 나온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적격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올 1분기 한도가 모두 소진됐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분기별 적격대출을 월 단위로 쪼개서 판매하는 우리은행도 지난 3일 하루만에 330억원의 한도를 모두 소진했다. 지난 1~2일 설 연휴로 은행 창구가 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영업 개시 하루만에 적격대출을 모두 소진한 것이다.
농협은행은 새해 영업 시작일인 지난 1월 3일부터 적격대출 판매를 시작했는데 하루만인 지난 4일 오전 11시 160억원 규모의 올 1분기 한도를 모두 소진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적격대출을 취급하고 있지 않는만큼 현재로선 5대 은행 중 적격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아예 없다.
우리는 3월부터, 하나·농협은 4월부터 적격대출 판매 재개
다만 우리은행은 적격대출을 월별로 취급해 다음달부터 적격대출 판매를 재개한다. 대출 규모는 지난 1, 2월(월별 330억원)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달 적격대출은 1월 26일 신청을 받아 한도 배정을 했다"며 "다음달 공급될 적격대출 역시 이달 말 신청을 받아 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2분기가 시작되는 4월부터 적격대출을 재개할 계획이다. 다만 제일은행과 수협은행 등은 1분기 적격대출 취급 한도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여서 저렴한 금리로 주담대를 받으려는 금융소비자들은 두 은행을 알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적격대출은 정부가 은행들의 장기 고정금리 대출 취급을 유도하기 위해 내놓은 상품으로 최장 40년간 고정 금리로 원리금을 매달 갚는 주택담보대출이다.
대상은 무주택자 또는 처분조건을 둔 1주택자로 주택가격 9억원 이하면 최대 5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은행이나 보험사를 통해 공급한다.
장기 고정금리라는 특성상 일반 변동형, 혼합형 주담대 금리보다 높은게 일반적이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최근들어 금리가 역전됐다.
적격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5%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보다 낮다. 국민·신한·하나·우리등 4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3.9~5.78%,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3.68~5.18%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주담대 최저금리가 적격대출 금리보다 0.18~0.4%포인트 높은 것이다.
수요는 늘지만 공급은 줄어드는 적격대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 되는 상황에서 적격대출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지만 주택금융공사는 적격대출 한도를 매년 줄이고 있다.적격대출 판매 실적은 2017년 12조6000억원에서 2019년 8조5000억원으로 2년만에 4조1000억원 줄은 이후 2020년 4조3000억원으로 1년만에 4조2000억원 줄었다.
금융권에선 정책금융상품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고정금리가 적용되면 금리 상승시기에도 큰 후유증없이 지나갈 수 있다"며 "장기주택담보대출에 고정금리를 적용하려면 주택금융공사의 뒷받침이 필요한데 이는 사업금융기관이 장기간 대출금리를 고정하면서 발생하는 금리리스크를 시장에서 해소할 방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