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선거 유세가 시작됐지만 여야가 한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강추위가 예고돼 속초 출근유세 일정은 취소했습니다"라는 공지사항을 전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역시 "오전, 저녁 유세 시 도로 결빙 미끄러짐 주의하고 계단오르기 특히 주의하세요"라고 공지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한파 속에 시작됐다. 하지만 각당은 이처럼 전례 없는 내용의 공지가 올라왔다. '추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유의하라는 경계령이다.
국내에서 2월에 대선이 치러진 것은 지난 1981년 제12대 대선 이후 무려 39년 만이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탄핵으로 진행된 지난 제19대 '장미대선'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대선은 늘 12월 중순에 치러졌다.
그러나 올해는 대선 시간표가 달라졌다. 따라서 혹한이 선거 유세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각 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12월 초에 마무리되면서 공식 선거운동이 지난 15일 시작됐다. 여의도 '정치 베테랑'들도 경험한 적 없는 선거운동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유세 버스에서 운전기사와 지역 선대위원장이 사망한 사고의 원인 중 하나도 추위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지난 15일 브리핑을 통해 "버스에서 발전기를 통해 LED를 틀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문을 열고 운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고가 난 유세버스는 정차 중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틀고 추위 때문에 문을 열지 않은 상태로 있다가 사고가 난 걸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사고가 발생한 충남 천안은 한낮에도 기온이 영하 1도를 유지하는 등 창문을 열고 차량을 운행하기에는 온도가 너무 낮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 명의의 '선거기간 10대 안전수칙'이 전국 시도당에 공지됐다. 공지에는 '오전, 저녁 유세 시 도로 결빙 미끄러짐 주의 (계단오르기 주의)' '전열기 사용 시 합선으로 인한 화재 주의 및 환기 필수' ' 선거사무원 및 유세단 휴식 시간 확보' 등의 지침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17일 예정돼 있던 윤호중 공동선대위원장의 오전 8시 속초 출근유세와 오전 9시30분 고성·간성 시장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 선대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시에 따라 결정했다"며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강추위가 예보됨에 따라 선거 운동원들의 건강을 우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미 국민의당에서 큰 사고가 벌어진 상태라 상당히 조심스럽다"며 "현장에서 고령의 선거운동원이 한랭질환이 왔을 때 등 만약의 상황을 고려해 주의를 당부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