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초분산 투자로 조정장 넘는다” EMP 펀드에 쏠린 눈
②지지부진한 증시에 금리 인상에… 시들했던 CMA 다시 인기
③“조정장 속 더 빛나네” 배당주 펀드로 피신하는 동학개미

기준금리 인상으로 증권사의 CMA(종합자산관리계좌) 매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CMA는 이자를 하루만 맡겨도 주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오르면 CMA 매력은 더욱 커진다. 수시로 돈을 넣고 빼더라도 이자가 분기마다 붙는 은행 예금보다 유리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10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CMA 잔고는 69억3585만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달 4일엔 7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CMA잔고가 70조원을 넘어선 건 지난해 7월23일 기준 70조3628억원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반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월3일 기준 21조338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7502억원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까지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높였다.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증권가에선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주식·채권으로 몰렸던 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자 CMA 금리를 잇따라 인상했다. 올해 초 미래에셋증권은 랩(Wrap)형 CMA의 보수 차감 후 세전 수익률(금리)을 기존보다 0.25%포인트 높은 1.29%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머니마켓랩(MMW)형 CMA 수익률을 기존보다 0.25%포인트 올린 1.29%로 공지했고 NH투자증권도 0.25%포인트 상향한 1.25%로 조정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인상과 더불어 최근 하락장에서 증시 자금 이탈이 우려되는 것은 맞지만, 투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만큼 CMA에서의 자금 이탈은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도 “다만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이어지면서 증권사의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CMA는 단 하루만 예치해도 시장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자동이체, 인터넷뱅킹 등 은행의 부가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높아지면 인기도 많아진다. 공과금이나 급여도 자동이체가 가능하고,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등의 활용도 할 수 있다. 증권사는 고객이 맡긴 돈을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발행어음, 머니카켓랩(MMW) 등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이자로 돌려준다. 다만, 예금자 보호가 안되기 때문에 원금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증권사가 파산하거나 투자 상품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원금 손실에 대한 우려는 적다.


과거 CMA는 큰 인기를 모아오다가 저금리 기조로 관심에서 다소 밀려났다.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CMA는 2016년 말 계좌 수 1207만개와 잔액 53조722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2019년 말 기준 계좌 수 1572만개와 잔액 43조65억원을 나타내며 감소세를 나타냈다.

CMA는 운용방식에 따라 RP형, MMF형, MMW형, 발행어음형 등으로 나뉜다. RP형은 RP에 투자해 수익을 고정된 이자로 받는 상품으로 CMA에서 가장 많은 잔액을 차지하고 있다. MMF형은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는 펀드 상품이다. 운용사가 단기국공채나 CP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MMW형은 RP형이나 MMF형보다 이자가 높은데 한국증권금융의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발행어음형은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가 발행한 어음에 투자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증권사, CMA 신규고객·자금 유입 기대… 마케팅 '활발'


이번 금리 인상으로 증권사들은 CMA로 신규 고객과 자금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CMA는 증시에 투자하기 전 대기성 자금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일종의 미끼 상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고객들은 CMA에 넣어 둔 자금을 향후 펀드와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증권사들이 CMA의 다양한 기능을 마케팅 펼치면서 계좌 수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개인들은 최근 주식 하락장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결제 수단이나 체크카드용 등으로 자금을 그대로 예치해두거나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담는 계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열풍을 일으킨 공모주 청약 또한 CMA의 폭발적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청약 주관 증권사에서 CMA 계좌를 신규 개설하고 뭉칫돈을 넣으면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 청약 기간 동안 CMA 계좌 수도 94만개 가량 늘어났다. 통상 증권사에서 주식거래가 가능한 위탁계좌만 개설하거나 단기자금 예치에 적합한 CMA 계좌를 함께 만든다. CMA 계좌는 주식거래와 IPO 청약이 불가능하지만 주식 계좌 개설이 급증하면서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청약에 앞서 약 일주일간 계좌 수는 2279만개에서 2352만개로 73만개가 늘었다. 역대급 청약 증거금이 몰렸던 SKIET 청약일을 한주 앞두고는 170만개가 개설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MA가 과거 예금 고금리 시절처럼 막대한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은행 통장보다는 금리가 높고, 어느 정도 안정적인 금리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는 CMA를 활용할 만하다”며 “증시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크고, 다른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면 당장은 CMA계좌에 넣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