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가계 빚이 1862조를 넘어서며 또 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년새 134조1000억원 급증한 것이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은행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 상담을 받는 모습./사진=뉴스1
지난해 말 가계 빚이 1862조원을 넘어서며 또 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년새 134조1000억원 급증한 것이다.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가계빚 증가세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면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134조원 이상의 가계빚 증가폭은 역대 두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19조1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에다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을 더한 액수다.

이처럼 가계빚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국내총생산(GDP)에서 가계빚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말 기준으로도 90%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해 3분기말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1.2%로 집계됐다.

지난해 가계빚 증가폭은 134조1000억원으로 전년(127조3000억원) 증가폭보다 확대됐다. 이같은 증가폭은 2016년(139조4000억원) 이후 5년만에 최대다. 200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로 보면 역대 2위 증가폭이다.


가계빚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택 매매와 전세자금 수요, 주식 등 자산 투자 수요로 크게 늘었지만 하반기 들어서면서 기준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가계대출 잔액 1756조 달해… 1년새 124조 폭증

가계신용에서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755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13조4000억원 늘어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다만 지난해 3분기(34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2020년말과 비교해선 1년만에 123조8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을 상품별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말 기준 982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말보다 13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분기 증가폭인 20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쪼그라든 것이다.

이는 주택 거래가 둔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2분기 28만호, 3분기 26만호, 4분기 19만6000호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다만 전년 말과 비교해 지난해 주담대는 1년간 71조8000억원 늘었다. 이는 2020년 주담대 증가폭인 67조8000억원보다 4조원 확대된 셈이다.

신용대출 증가세, 7년9개월만에 주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은 773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수준을 이어갔다. 기타대출의 증가세가 주춤해진 것은 2014년 1분기 이후 7년9개월 만이다. 기타대출은 2014년 1분기 8000억원 감소한 후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기타대출은 전년말과 비교해선 52조원 늘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 비예금취급기관, 기타금융기관 모두 전분기보다 증가폭이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910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말대비 8조1000억원 늘었지만 전분기(21조1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분기말보다 4조7000억원 증가한 35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전분기(8조2000억원) 증가폭보다 축소된 수준이다.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은 5000억원 늘어난 494조3000억원으로 전분기(5조4000억원) 증가폭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편 고강도 대출 규제로 대출 수요가 카드사로 몰리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카드사용액이 포함된 4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전분기말보다 5조7000억원 늘어난 10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편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해 4분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소비 부진도 완화하면서 판매신용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판매신용은 외상거래 중 아직 결제되지 않은 잔액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