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중복 국제선 노선 65개 가운데 26개, 국내선 노선 22개 가운데 14개에서 경쟁 제한 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한항공은 서울-뉴욕·로스앤젤레스 등 항공 자유화 노선에서 공항 슬롯을, 서울-런던·파리 등 항공 비 자유화 노선에서 슬롯과 운수권을 신규 진입 항공사에 이전해야 한다. 국내선에서도 통합 항공사가 보유한 공항 슬롯을 반납해야 해 LCC들의 제주 노선 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LCC들은 공정위의 결정에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수권과 슬롯을 반납하면 LCC들에는 사업 확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중·대형 항공기 도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스탄불, 시드니 등 노선 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중대형기 에어버스 A330-300 기종을 도입해 당초 싱가포르, 호주, 크로아티아 노선 등에 취항할 예정이었다. 유럽, 미주 등의 새로운 운수권이 나오게 되는 상황을 고려해 이곳을 갈 수 있는 중대형기의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도 최대 항속거리 1만5000㎞ 이상의 보잉 787-9를 도입해 장거리 운항이 가능하다. 에어프레미아는 유럽 운수권 일부를 노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중대형기가 없는 탓에 유럽이나 미국 등 노선은 대응하기가 어렵다. 대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반납할 중국 등 단거리 국제선 노선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LCC업계 사이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단거리 노선 중 김포공항 출발 국제선은 알짜로 분류되지만 이번 공정위의 조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경쟁 제한성을 판단할 때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을 묶어 서울 노선으로 획정했다. 김포-일본 하네다 노선은 비즈니스 수요가 높고 수익성이 높은 노선이지만 LCC들이 인천-나리타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는 이유로 일본 노선의 경쟁 제한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포-하네다 노선은 인천-나리타와 다른 소비 특성을 갖고 있는 데다 진입 장벽이 높았던 노선"이라며 "김포와 인천을 하나로 본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운수권 확보가 필요한 중국 노선 역시 진입 장벽이 여전히 높다"며 "단거리 노선에서 통합 항공사의 독과점이 심화되고 장거리 노선에서 LCC 대신 외항사가 진입해 국가 항공 경쟁력이 약화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공정위가 슬롯·운수권 이전 기한을 10년으로 둔 조건에 대해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국가 승인 등을 고려해 설정한 기한이겠지만 과도하게 길다"며 "기업결합 완료 즉시 선제적으로 슬롯 재배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