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를 12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초박빙'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제2차 법정 토론에서 전방위 '비유 대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둘러싼 공방을 시작으로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정치개혁 등 갖가지 사안에서 비유를 섞어가며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선 후보 2차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시작부터 날 선 공방전을 벌였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윤 후보였다. 그는 민주당이 지난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을 만들었던 것과 함께 이 후보의 정치개혁안을 비판하며 "중요한 개헌 담론이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두고 전격 제안돼 정권교체라는 거대한 민심의 흐름을 '정치교체'라는 프레임으로 치환하는 선거전략으로 악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진정성'에 의문 부호를 달았다.
이에 이 후보는 "윤 후보를 보면 가끔 정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모르고 그러는지, 알고도 일부러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위성 정당 문제는 국민의힘이 먼저 시작해 민주당이 어쩔 수 없이 따라간 것"이라고 받아쳤다.
서로 가볍게 잽을 주고받은 두 후보는 본격적으로 신경전에 돌입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과거 발언을 근거로 집중 공세를 펼쳤고, 윤 후보는 대수롭지 않다는 식의 '무시' 전략으로 응수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한미동맹 관련 질문을 하면서 "시중에 후보님에 대해 빙하 타고 온 둘리 같다는 말이 있다. 혹시 들어보셨나"라고 했고, 윤 후보는 "팩트에 근거해서 정상적인 질문을 하시라"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이 밖에도 윤 후보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선제타격 등 과거 발언을 겨냥해 "자제하고 철회할 생각은 없냐"고 따져 물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보 정치인'으로 윤 후보와 빗대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가 가입해 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입을 공언해서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결국 충돌했다"고 했다.
이에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안보관이 부족하고 내용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받아치며 "지금 그런 식의 유약한 태도를 가지고는 오히려 더 평화가 위협될 수 있다"고 받아쳤다.
이어 북한 핵 개발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교하며 "민주당 정부나 이 후보가 종이와 잉크로 된 종전선언을 강조하는데,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종전선언을 강조해서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우크라이나와 동일한 위협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후 두 후보 간 이른바 '비유 대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서로의 말을 끊거나 목소리 톤을 높이며 격앙된 모습도 연출됐다.
이 후보는 우크라니아 사태와 관련 윤 후보가 큰소리만 뻥뻥 친다며 '안방 장비'라고 칭했고,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정치개혁안에 '정치쇼'라고 깎아내렸다.
두 후보 간 신경전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서로를 '대장동 몸통'이라고 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윤 후보는 "제가 몸통이라고 하는데 제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했나, 아니면 관용 카드로 초밥을 먹었나"라며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논란을 꼬집으며 "마치 이완용이 안중근에게 나라 팔아먹은 사람이라고 하는 것과 똑같은 이야기"라고 공세를 취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을 거론하며 "브로커에게 커피를 왜 타줬느냐"고 했고, 윤 후보는 "갖다 붙이려고 10년 전 거를…"이라고 일축했다.
두 후보의 치열한 공방전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자당 소속 후보가 상대 후보를 공격할 때 장외에서 '팩트 체크'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