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은 4주, 수도권 전체는 3주,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는 2주 연속 집값이 하락했다. 집값 하향 안정세가 뚜렷하고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지난 2월2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최근 다양한 지표는 주택시장이 변곡점을 지나 추세적 하향 안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의 시행에도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이 집값을 폭등시키자 해당 정책 당국자들의 시장 개입이 도를 넘고 있다. 물론 부동산 정책 실패라는 뼈아픈 국민의 질타와 민심의 외면으로 집값 안정이 현 정부 최대 중요 과제가 된 사실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집값 하락은 결코 정부가 춤만 출 수 있는 이슈는 아니다.


집값 하락은 국민 절반을 넘는 주택 소유자의 전 재산과 다름없는 자산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대출을 받아야만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과 맞물려 부채상환의 압력도 피할 수 없는 만큼 국가 경제에 치명적인 약점이다.

지난해 10월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도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긍정적인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어 주택시장이 안정화 초기 국면에 들어서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 장관은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고 가계부채 관리 종합대책도 발표됐다”며 “주택 공급이 계속되고 가계부채 대책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 안정세가 빨리 오지 않을까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장관과 부총리가 앞다퉈 집값으로 불안에 떠는 국민들을 안심시키려는 노력은 일견 공감이 가기도 한다. 다만 정책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하는 고위 공직자의 공개적인 발언은 시장에 즉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해야 한다.


정권 초기 주택 인·허가 문턱을 높여 공급을 규제하던 정부는 최근에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도시 아파트 분양을 홍보하는 장관이 민간 건설업체 최고경영자(CEO)인지 씁쓸한 웃음이 날 정도다. 잃어버린 부동산 민심을 되찾기 위해 고위 공직자들은 집값 전망의 발언보다는 집값을 확실히 안정시킬 수 있는 체계적인 정책을 만들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