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가 치솟고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 등으로 대출을 받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2월 가계대출 감소폭, 1월보다 4000억 확대
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9373억원으로 전월말대비 0.25%(1조7522억원) 감소했다. 전월말과 비교해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2개월 연속이다.특히 지난 1월 가계대출 감소액은 1조3634억원이었는데 2월에는 감소폭이 이보다 약 4000억원 확대됐다.
올 1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갔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지난달 감소세로 전환했다. 5대 은행의 2월 말 주담대 잔액은 506조6524억원으로 전월말대비 0.03%(1657억원) 줄었다.이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이 지속된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주담대도 줄었지만 가계대출 감소세를 이끈 것은 신용대출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2월 말 135조8575억원으로 전월말대비 0.86%(1조1846억원) 감소했다.
신용대출 감소폭을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1조5766억원, 올 1월 2조5151억원으로 지난달에는 감소폭이 다소 축소됐다.
DSR 규제에 금리까지 치솟아 "대출 받기 쉽지 않네"
이처럼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올 1월부터 2억원 이상 대출을 받은 차주를 대상으로 DSR 규제가 적용됐기 때문이다.DSR 규제는 대출자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의 일정 비율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대출자가 1년동안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가 연 소득의 40%(2금융권 50%)를 넘지 못하는 것이다. DSR 규제 대상은 올 1월부터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차주, 올 7월부터는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한 대출자로 확대된다.
여기에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한국은행의 세차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치솟아 이자부담이 커진 것도 가계대출 감소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주담대 최고금리는 6%,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최고금리는 5%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 전세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 2월 말 전세대출 잔액은 130조9411억원으로 전월말대비 1.1%(1조4259억원) 늘었다. 전세대출은 DSR 규제에 포함되지 않는 데다 전세보증금이 급등한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 하락세로 빚투 열기가 한풀 꺾여 신용대출 감소세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 매매 시장 분위기도 식으면서 주담대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LTV 완화 내세운 대선 후보들… 가계대출 감소세 지속될까
다만 가계대출 감소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는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은 가계대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서다.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를 위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이재명 후보는 최대 90%, 윤석열 후보는 80%까지 완하하겠다고 공약했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차기 정부의 LTV 완화로 주택 매매가 다시 살아나면 주담대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봄 이사철이 다가오고 올 7월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된 물량이 나와 전세대출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