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러시아를 신흥국 지수에서 제외한 가운데 국내 증시로 약 1조원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패시브 유입에 따른 베타(시장민감도)가 큰 종목에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MSCI는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를 신흥국(EM) 지수에서 제외시키고 독립(Standalone) 국가로 분류한다고 발표했다. 변경된 지수는 오는 9일 장 마감 후 발효될 예정이다.
MSCI 측은 "지난달 28일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과 논의한 결과 러시아 주식 시장이 현재 투자할 수 있는 상태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로 인해 러시아 주식의 거래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나흘 연속 주식시장을 열지 않았다. 뉴욕증시 등에 상장된 러시아 주식은 거래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앞서 MSCI는 지난해에도 심각한 자본 통제를 이유로 아르헨티나와 레바논을 신흥시장이 아닌 독립시장으로 재분류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러시아가 MSCI 신흥국 지수에서 이탈할 경우 지수 내 한국 비중을 고려하면 약 1조원 미만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러시아는 MSCI 신흥국 지수 내 11위로, 1.5%의 비중을 차지 하고 있다. 한국은 12.2%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 본부장은 "영향은 크지 않지만 9일에 다가설수록 수급적으로 조금은 긍정적"이라며 "외국인들은 트래킹 오류를 해소하기 위해 9일이 오기 전 미리 조절을 하고 당일날 나머지를 조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본부장은 "원칙적으로 MSCI 지수변경이 되면 해당 지수를 벤치마크(BM)로 하는 펀드는 러시아를 팔고 중국, 인도, 한국 등 신흥국 내 비중이 늘어나는 국가를 매수해야 된다"며 "인덱스 펀드는 트레킹 에러 최소화를 위해 늘어난 한국 비중 만큼을 매수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처럼 러시아가 거래정지될 경우라도 선물 등 파생시장을 이용해 포트폴리오 조정이 가능하다"며 "다만 현재 우리나라 선물시장은 외국인 움직임이 워낙 드라마틱한 상황인 만큼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럽 펀드의 경우 러시아나 인도 같이 접근성이 떨어지는 국가의 현물 주식은 보통 스왑 등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러시아가 거래정지 되어도 모든 펀드가 러시아에 자금이 묶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MSCI 러시아 지수 급락으로 신흥국 내 비중이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분류 변경에 따른 한국 지수향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신흥국 지수 내 러시아 배분 비중은 3%대였으나 MSCI 러시아 지수가 최근 일주일간 28% 하락하며 비중도 1.5%로 하락했다"며 "이를 고려할 경우 비중 변경에 따른 지수향 효과는 예상보다 다소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지수 영향은 긍정적이나 지수 베팅보다는 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 중 패시브 유입에 따른 베타가 큰 종목에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0일 평균 거래대금 대비 패시브 매수 비율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우, LG화학우, 현대차우, KT&G, 현대차2우B, 코웨이, 삼성에스디에스, 에스원 순"이라며 "우선주의 지수 내 비중은 낮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거래대금 덕에 높은 인덱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