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5일까지 가동을 멈춘다. 공장 가동 중단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가 아닌 반도체 공급 부족 때문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에 차 반도체 수급난을 겪었지만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올해도 수익성 위주의 사업을 전개하며 코로나19 정면돌파를 다짐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만났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현대차 생산공장이 있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는 1000km 이상 떨어져 양측의 충돌로 인한 직접적인 사정권 밖이지만 세계적인 긴장국면이 조성된 만큼 어떤 돌발 변수가 나타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연간 20만대를 생산 중이다. 현대차·기아는 러시아 시장에서 지난해 약 37만8000대를 판매해 ‘르노·닛산’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전체 판매량 중 약 5.8%에 해당하는 만큼 긴장국면이 길어지고 돌발 변수가 나타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서방 국가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현지 부품 공급이 더 어려워 질 수 있어 공장 가동이 추가로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기업이 세운 러시아 현지법인 53곳 가운데 18곳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만큼 현대차가 러시아시장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임원인사에서 오익균 러시아권역본부장(전무)을 부사장에 승진 임명하며 힘을 실어준 것도 이를 대변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서방 주요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재제에 들어가며 현대차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증권가에서 현대차·기아의 현지 손실이 45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현대차 관계자는 “양측의 군사적 충돌의 물리적인 영향권에 없는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돌발 변수나 긴장 국면 완화 등을 섣불리 예측하기 힘든 만큼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