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31일 나란히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경기도지사 선거에 대권주자급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미니 대선' 규모의 빅매치가 예고됐다.
1일 현재 경기지사직에 도전하는 여야 인사들은 10여명에 달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안민석·조정식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 민주당에 합당하기로 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유승민·함진규 전 의원, 김영환 당선인 특별고문 등이 도전장을 냈다.
'대선후보'였던 김동연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은 한날한시에 출마를 선언했다. 김 대표는 전날(31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를 새롭게 바꾸는데 제 모든 것을 걸겠다"며 출마를 선언했고, 유 전 의원은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경제와 안보에서 평생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온 저의 인생을 경기도 발전을 위해 바치겠다"고 출사표를 냈다.
경기도는 정치적·지리적으로 6월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텃밭'인 경기도를 탈환해야 민심에서 우위를 잡고 여소야대 구도를 상쇄, 새 정부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경기도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47만표(5.3%p) 뒤진 곳이다.
반대로 민주당은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와 3·9 대통령선거에서 잇달아 패배한 만큼, 정국 주도권을 다시 잡으려면 경기도를 수성해야 한다. 대선 패배로 인한 당내 혼맥상을 봉합하고, 172석 거대 야당으로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명분도 마련할 수 있다. 경기도지사의 얼굴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차기 정부의 국정 동력과 정국 지형이 판가름나는 셈이다.
김동연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도 출마 첫날부터 '신경전'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유 전 의원의 출마에 대해 "어떤 분이 나오든 개의치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오랜 의정 생활을 하면서 경제를 직접 운영하기보다는 옆에서 평가하고 비판, 훈수하는 역할을 했다"며 "저처럼 35년간 경제를 직접 운영하고 총괄한 경험은 없을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유 전 의원은 김 대표를 향해 "그분은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소득주도성장과 실패한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분"이라며 "그에 대한 아무런 반성 없이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응수했다. 이어 "(출마 선언문에) 반성하고 자기가 경기도지사가 되면 '이런 것을 고치겠다'고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아쉬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과 민주당 후보들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이 전 지사가 잘한 것도 있겠지만 잘못한 것도 분명히 있다"면서 "경기도지사가 되면 이 전 지사가 잘한 것 중에 계승할 것은 계승하고, 잘못한 것은 고치고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후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이재명을 지키겠다'가 핵심 공약인데, 좀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은 경기도지사 선거의 현재 판세를 김 대표의 '박빙 우세'로 점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유 전 의원이 김 대표를 크게 앞서고 있지만,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4파전'으로 분산돼 있어 각각 당내 경선을 치른 뒤 전개될 지지율 순위는 다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PNR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인사이드뉴스 의뢰로 지난달 28~29일 경기도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경기도지사 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유승민 22.4%, 김동연 13.0%, 염태영 12.1%, 강용석 9.7%, 안민석 9.2%, 김영환 4.4%, 조정식 3.9%, 심재철 3.1%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유 전 의원이 김 대표를 오차범위 밖인 9.4%포인트(p) 격차로 크게 앞선 모습이지만, 양 진영 후보들의 지지율 총합은 국민의힘 39.6%, 민주당 38.2%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특히 강용석 가로세로연구소장이 "배신자(유 전 의원)의 정치 생명을 끊겠다"며 출마를 선언한 터라 유 전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컨벤션 효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경기도를 민주당이 수성한다면 이재명 상임고문과 민주당이 반등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고, 국민의힘이 경기도를 탈환하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동력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6월 지방선거에서 양당의 가장 불꽃 튀는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 소장은 "경기도는 '이재명의 입김' 강하게 미치는 만큼 현재 판세는 김 대표가 미세하게 앞서고 있고, 유 전 대표가 추격하는 형세"라며 "유 전 의원이 경기도에 연고가 없고 여전히 보수진영 내에서 배신자 프레임을 받고 있지만, 선거에서 승리해 성과를 낸다면 새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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