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커지는 최태원 존재감… 대한상의, '재계 맏형' 굳히나
②절치부심 전경련, 정경유착 주홍글씨 지울까
③달라진 경총·무협… 위상 확대 묘수는
④"대기업만 있냐"… 목소리 높이는 중견련·중기중앙회
①커지는 최태원 존재감… 대한상의, '재계 맏형' 굳히나
②절치부심 전경련, 정경유착 주홍글씨 지울까
③달라진 경총·무협… 위상 확대 묘수는
④"대기업만 있냐"… 목소리 높이는 중견련·중기중앙회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경제계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경련은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계 주요 행사에 초대받지 못했으나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후 재계 단체장 모임에 참석하는 등 위상 제고에 나섰다.
'국정농단 연루' 전경련, 文 정부서 패싱 굴욕
전경련은 1961년 올바른 경제정책 구현과 한국 경제의 국제화 촉진을 위해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국내 대기업을 모아 설립한 민간종합경제단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함께 국내 경제 5단체로 꼽힌다. 전경련은 회장단 회의를 통해 국내 주요 총수들의 의견을 모아 정부에 전달하고 대통령의 해외 순방 시 재계 행사를 기획하는 등 경제 5단체에서 맏형 역할을 맡아왔다.전경련의 위상은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추락했다. K스포츠와 미르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기업 후원금 모금을 주도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경유착의 고리로 낙인찍혔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전경련을 잇따라 탈퇴했고 회원사는 약 600곳에서 450곳 정도로 줄었다. 회원사 감소로 전경련의 회비 수익은 2016년 409억원에서 2020년 71억원으로 82.6% 급감했고 200명에 달하던 임직원 수도 현재 80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한 이후 청와대 신년회, 경제단체장 신년간담회, 해외 순방 일정 등에서 전경련을 배제하는 '패싱' 움직임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2019년 3월 "기업과 소통할 때 특별히 전경련과 연락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재계에서는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전경련이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정부에게 패싱당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경련이 문재인 정부로부터 패싱 당하는 동안 재계 맏형 역할은 대한상공회의소가 대신했고 경제 5단체의 전경련 자리는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차지했다.
위상 회복 노리는 전경련… '코드 맞추기' 비판도 나와
전경련 패싱 분위기는 윤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후 급변했다. 윤 당선인이 지난 3월21일 경제단체장과 진행한 오찬 모임에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참석한 것. 전경련은 이번 오찬에 단순 참가하는 것을 넘어 모임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당선인 측이 경제단체 중 전경련에 가장 먼저 연락을 했고 전경련이 다른 경제단체에 소식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의 친기업 행보도 전경련 영향력 확대에 힘을 싣는다. 윤 당선인은 민간 중심의 산업정책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선 대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전경련과의 소통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경련은 지난 3월10일 윤 당선인 대선 승리 직후 "한국 경제 도약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경제계는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기업 본연의 역할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도 이에 화답하듯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지속적으로 말해왔다.
전경련이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도 위상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은 국가 간 다양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경제단체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상공회의소,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등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전경련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윤석열 정부와 발을 맞추며 과거 위상을 되찾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관한 경제 효과가 수 조원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작성하며 '노골적 코드 맞추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청와대 이전 효과를 과도하게 높게 계산했다는 지적이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김현석 부산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에 의뢰해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에 대한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를 지난 3월30일 공개했다. 보고서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매년 1조8000억원의 청와대 관광수입이 발생하고 사회적 자본 증가로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3조3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지난 3월28일 청와대 개방으로 연간 2000억원의 경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한경연의 이번 보고서 발표는 주간 보도계획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지금껏 산업계 관련 연구를 주로 수행해온 한경연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관한 보고서를 급하게 내놓으면서 새 정부와 교감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