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6·1 지방선거 후 개표 내내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에 뒤지다 막판 대역전에 성공하며 드라마를 썼다.
김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며 야권내에서는 '김동연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 지지도가 국민의힘에 뒤처지는 상황에서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 경기도에서 승리했다.
김 후보는 선거 국면 내내 민주당에 대한 성찰과 반성의 메시지를 강조하며 "정치판을 바꾸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일 오전 7시 현재 99.67%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김 후보는 49.05%의 득표율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48.91%)를 0.14%p(포인트)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6·1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주목 받았다. 민주당은 호남과 제주 등 텃밭을 제외한 전국 선거에서 고전하고 있어 김 후보가 패배할 경우 치명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 후보가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야권 유력 정치인으로 부상하게 됐다.
특히 김 후보가 이른바 '민주당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른 컨벤션 효과와 한미 정상회담 등으로 힘을 받은 반면 민주당은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국민 실망감을 높였다. 이어 각종 성비위 의혹과 당 비상대책위원회 잡음 등 악재로 고전했다. 전 경기도지사를 역임했던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자료(한국갤럽 조사, 5월22~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505명, 표본오차 95%·신뢰수준 ±2.5%p, 전화면접,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후보자 선택 시 고려사항'으로 '인물·능력·도덕성'이라는 응답이 31.5%로 지난 7회 지방선거(33.7%) 대비 2.2%p 감소했다. 반면 '소속정당'이라는 응답은 29.1%로 같은 기간 대비 5.5%p 증가했다.
김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김동연표 정치교체'가 힘을 받는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이번 선거에 앞서 민주당 내에서는 장기간 당 권력을 잡았던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과 지난 대선을 이끌었던 이 위원장·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등의 책임론, 반성과 쇄신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과도한 갈등 표출로 인한 민심 이반을 우려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김 후보 역시 이번 선거 운동 기간 민주당에 대한 성찰 목소리를 높이며 정치 교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며 지지층 결집에 힘 쓴 일부 민주당 후보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또 그가 정계에 뛰어든 지 10개월이 안 된 정치 신인이고 민주당에 합류한 지 40여일에 불과하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김 후보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선거 전 마지막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며 김은혜 후보의 재산축소 신고 의혹을 집중 공세했다. 그는 "공직자의 기본도 안된 후보가 대통령을 등에 업고 여당의 전폭 지원을 받으며 큰소리를 치는 현실이 우리 국민에게 외면 받는 정치의 민낯"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제가 속한 민주당도 국민 여러분 실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민주당을 대표해 나선 경기도지사 후보로서 저부터 통렬한 반성과 깊은 성찰을 한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저 김동연이 그 선두에 서겠다"며 "성찰은 말만이 아니라 제대로 된 행동으로만 증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후보가 도지사로서 민주당의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기엔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최대 광역지방단체의 수장으로 지내며 해결할 업무가 산적하고 의욕과 달리 원외 인사로서 중앙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할 것이란 목소리다.
이에 대해 박창환 장안대학교 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패한다면 혁신의 길을 가야 할텐데 김 후보의 메시지가 혁신의 명분을 준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김 후보도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인 측면이 있고 자신만의 상품이 있어야 한다. 3당이 아니라 양당 정치에 뛰어들었는데 혁신과 쇄신은 좋은 승부수"라고 밝혔다.
최영일 공소통전략연구소 대표는 "중요한 것은 '포스트 지선'"이라며 "민주당의 과제는 건강한 리더십을 새로 정립하고 야당으로서 국민에게 줄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라고 전했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 수원 선거 상황실에서 승리가 확정된 후 "앞으로 민주당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 그 씨앗으로 제가 맡은 바를 다하겠다"고 공표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에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며 "우리 도민과 국민 여러분께서 민주당 변화에 대한 씨앗을, 민주당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갖고 저에게 이런 영광을 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민주당, 지지자 여러분들, 도민 여러분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