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본업은 어디로? 늘어나는 제약사 상품매출
②땅 짚고 헤엄?… "상품매출 포기 못해"
③"개발 만이 살길"… 제약업계 R&D 투자는
①본업은 어디로? 늘어나는 제약사 상품매출
②땅 짚고 헤엄?… "상품매출 포기 못해"
③"개발 만이 살길"… 제약업계 R&D 투자는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늘리며 적극적인 개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른 기업이나 연구기관과 미래 기술을 확보하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한편으론 업계 안팎에서 제기해온 상품매출 비중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읽힌다.
15대 제약사,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 9%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2021 제약바이오산업 데이터북'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제약바이오기업(의약품 제조업·자연과학 연구개발업 기준)의 연구개발비는 꾸준히 증가했다.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총 연구개발비는 2019년 2조7424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2.3%를 차지했다. 2020년에는 연구개발비 3조2904억원(매출액 대비 14.2%)으로 금액과 비중 모두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졌다. 2021년 매출 상위 15개 제약사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할 결과 해당 업체들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평균 9%였다.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한미, 대웅 등 5대 제약사는 매출 대비 10% 이상을 R&D에 투자했고 중견 제약사인 부광약품, 서울제약 등도 10% 이상을 투자하면서 R&D 확대에 나섰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일동제약이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매출의 약 19% 해당하는 1082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일동제약은 2019년 11.1%, 2020년 14.0%, 2021년 19.3%로 3년 연속 R&D 비중을 높였다.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오히려 R&D 투자를 크게 늘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20% 선에 근접했고 R&D비용도 1000억원을 넘겼다.
일동제약에 이어 2021년 대웅제약(16.7%) 동아에스티(13.9%) 한미약품(13.4%) 종근당(12.2%) 순으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 비율이 높았다. 대웅제약과 동아에스티의 경우 일동제약과 마찬가지로 최근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투자 비율을 높였다.
상위 15개 제약사 중 5곳은 2021년 전년대비 R&D 비중을 낮췄다. 한미약품은 2019년 18.8%에서 2020년 21.0%로 올렸다가 2021년 전년비 7.6%포인트(p) 줄였다. 유한양행은 2.9%p 감소한 10.7%를 기록했다. HK이노엔, JW중외제약, 보령(옛 보령제약), 셀트리온제약의 R&D 비중도 낮아졌다.
중견·중소 제약사도 R&D 승부수
다른 제약사들도 최근 R&D 투자 비중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매출액 대비 5%에 못 미쳤던 R&D 투자 비중을 두자릿수까지 끌어올리는 모습이다.지난해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10%를 상회하는 중소·중견 제약사로는 삼천당제약(27.8%)을 비롯해 서울제약(16.5%) 신풍제약(16.0%) 삼진제약(12.1%) 부광약품(14.8%) 한올바이오파마(14.6%) 등이 있다. 꾸준한 투자로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하는 곳도 있다. 지난해 466억원을 R&D에 투자한 삼천당제약은 습성황반변성·당뇨병성황반부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SCD41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국내 제약사의 이 같은 R&D 투자 비중 확대는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해도 견줄 만하다는 평가다. 2021년 글로벌 제약기업의 R&D 투자 비중은 릴리(24%) 로슈(19%) 노바티스(17%) 머크(16%) 사노피(14%) 화이자(13%) 수준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R&D의 중요성은 국내 모든 제약사가 알고 있다"며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이후 글로벌 제약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는 만큼 시장 진출을 위한 R&D 확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간·비용 줄이면서 포트폴리오 늘리고"
R&D 투자 확대와 함께 오픈이노베이션도 제약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결과물을 만들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리는 기존 개발 과정보다 빠르게 기술, 후보물질, 제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대웅제약은 업계에서 오픈이노베이션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면역세포치료제와 항암 신약부터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신약개발까지 다양한 업체와 협약을 맺고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5년 이래 5000억원 이상을 오픈이노베이션에 투자했다. 대표 사례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다. 2015년 오스코텍에서 전임상 직전 단계 약물을 유한양행이 도입한 후 임상 1·2상 단계에서 얀센에 다시 기술수출했다. 총 계약규모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에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오픈이노베이션을 활용하면 대형 제약사는 투자를 통해 바이오벤처의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고 기존에 가진 인프라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