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요 기업들의 잇따른 탈중국 행보를 분석한 외신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외신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주요 도시 및 수출입 항구 봉쇄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사업 지속성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짚었다.
9일 블룸버그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중국 지사를 없앨 계획으로 폐쇄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다. 다른 아시아 시장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다.
아모레퍼시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중국에서 1000여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을 없앴다. 중국 당국의 봉쇄 정책 영향으로 물류 차질이 발생해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외에 다른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 등 다른 한국 대기업들도 중국 현지 업체와의 가격 경쟁과 봉쇄 불확실성으로 인해 중국 내 일부 공장의 문을 닫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지사장을 지냈던 스콧 김은 블룸버그에 "중국은 더 이상 한국 기업에게 기회의 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을 따라잡고 있다"며 "이제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돈을 벌 것이란 환상을 버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기업의 탈 중국 현상은 코로나19가 공급망 대란을 촉발하고 미·중 무역분쟁이 있기 전부터 시작될 조짐이 보였다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들은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으로 중국 사업이 난관에 부딪힌 바 있다. 경북 성주에 사드기지를 제공했던 롯데의 피해가 컸다. 아모레퍼시픽은 사드 영향으로 중국 사업이 타격 받기 전인 2016년엔 한국에서 2080억원을 벌어들였지만 현재는 미국과 동남아시아로 사업을 확장하며 중국에서 벗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