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국내 조선업계가 불황에서 벗어나 수주 릴레이를 벌이고 있음에도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금속노동조합 산하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의 불법 파업으로 수 천 억원의 매출손실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경영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주변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선박 수주량의 46%인 994만CGT(184척)를 수주하며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라이벌로 꼽히는 중국은 같은 기간 926만CGT(335척·43%)를 수주한 것에 그쳤다. 한국 조선사들의 상반기 누적 수주량이 중국을 앞선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조선업계가 2015년 해양플랜트 악재로부터 이어진 불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박 사장의 한숨은 끊이지 않는다. 하청지회가 지난달 2일부터 대우조선해양 협력사를 대상으로 ▲임금 30% 인상 ▲상여금 300% 인상 ▲노조 사무실 지급 등을 요구하며 불법 파업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하청지회는 불법 파업 과정에서 1도크(건조 공간)를 점거해 선박을 물에 띄우는 진수작업을 방해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하청노조 불법 파업으로 지난달에만 28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파업이 지속 될 경우 매일 매출감소 260억원, 고정비 손실 60억원 등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납기 지연으로 인한 보상금까지 포함하면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박 사장은 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6일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하청지회의 도크 점거로 진수작업이 4주째 연기됐고 공정지연으로 인해 생산량을 대폭 줄일 수밖에 없는 등 회사의 존폐가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모든 임원이 24시간 비상 체제를 가동해 위기를 하루빨리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이 비상경영을 선포했으나 불법 파업을 막기 위한 뾰족한 수는 없다. 초과근무와 특근 조정, 야간작업 중단 등의 생산 일정을 손보는 것에 그쳤다. 긍정적인 점은 박 사장의 호소로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도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임직원들은 지난 11일 집회를 열고 "회사의 회생을 위해 어떠한 고통도 감내해온 2만여명의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들의 노력이 물거품 되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