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훈 SM상선 대표가 HMM 인수설에 선을 그었다. /사진=SM상선

박기훈 SM상선 대표가 HMM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지분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SM상선 기업공개(IPO)는 이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HMM 지분 인수는) 순수한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조8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는 750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현금이 많은 상황"이라며 "현금을 은행에 넣어놔도 1%가 채 안 되는 이자가 적용돼 (현금의) 일정 부분을 투자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작정 투자를 할 수는 없고 분기 자본금의 일정 비율까지만 투자할 수 있는 법에 따라 규모를 정하고 있다"고 했다. SM상선은 지난 4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6차례에 걸쳐 HMM의 지분 4%를 사들였다. 투자 금액은 5180억원이다.

SM상선뿐 아니라 우오현 SM그룹 회장을 비롯한 SM그룹 계열사들도 지분을 매입하자 일부에서는 HMM 인수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HMM의 시가총액은 12조를 넘고 전환사채(CB) 규모도 크다"며 "올해 말 SM그룹의 자산 규모는 18조원으로 예상되는데 SM그룹만 한 기업을 인수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룹 전체의 돈을 모으면 (인수가) 가능하겠지만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가 CB를 보유하는 등 국가가 관련돼 있는 기업이어서 (HMM 인수는) 정책적인 판단에 따라야 할 것"이라며 "HMM 인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기훈 SM상선 대표. /사진=SM상선

박 대표는 HMM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분기 HMM의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았다"며 "주가수익비율(PER)도 1배대인데 다른 글로벌 선사에 비해 저평가 돼 있다"고 분석했다. "HMM은 지난해와 올해 캐시카우를 만들어놨기 때문에 향후 어려움이 와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많은 회사여서 투자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연내 SM상선 IPO 계획은 없다고 했다. SM상선은 지난해 9월 말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으나 같은 해 11월 초 수요예측 등 상장 절차를 밟는 과정에 돌연 일정 연기를 선언했다. 수요예측 결과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SM상선은 지난해 9월 통과한 상장 예비심사의 효력이 유지되었던 지난 3월 말까지 IPO 일정을 재개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준비는 돼 있지만 유가증권시장이 해운업황의 피크아웃을 점치는 데다 글로벌 선사들의 주식이 하락하는 등 외부 환경이 만만치 않다"며 "이르면 내년이나 내후년에 IPO에 나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박 발주에 대해서는 "현금은 있지만 선가가 너무 높다"며 "당장 (해운) 시황이 좋지만 배는 발주하면 최소 15년 이상 사용해 향후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때를 보고 투자할 계획"이라며 "미주 서안 노선 확대가 최우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20여년 동안 컨테이너 사업에 몸담은 물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1991년 현대상선(현 HMM)에 입사한 뒤 독일법인 법인장, 구주본부 본부장을 거친 후 SM상선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구주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한 후 2019년 SM상선 대표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