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의 주축을 이루는 명배우들이 총출동한 영화 '비상선언'이 개봉 이후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항공 재난 상황을 다룬 스릴러 영화인 '비상선언'은 지난 3일 개봉했지만 지난 21일 가까스로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18일 만이다. 초호화 캐스팅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저조한 성과다. '비상선언'이 흥행하지 못한 이유는 관객 반응이 극심하게 엇갈린 탓이다.
'비상선언'의 전반부는 지적할 부분 없이 훌륭하다는 평을 받는다. 초반부 스토리의 전개와 액션 장면의 현장감은 할리우드 재난물 못지않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관객 평가가 나뉘는 부분은 영화의 후반부다.
호평한 관객들은 '연출'을 극찬했다. 이들은 "한국 재난영화에서 보기 힘든 박진감과 완성도" "액션 장면이 극도로 치밀하게 묘사됐다" "특히 비행기가 추락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돈을 쓰려면 이렇게 써야 되는구나"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액션'을 극찬했다. 영화의 배경인 비행기를 잘 활용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제한된 공간에서 총이나 칼이 아닌 '바이러스'라는 테러 요소가 인상적이라는 평이다.
반면 혹평한 관객들은 영화의 '비현실성'을 지적했다. 비행기가 비상선언을 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상선언은 다른 어떤 항공기보다 우선해서 착륙할 수 있는 명령이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합당한 이유 없이 '비상선언'이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일본과의 관계에 초점을 두느라 현실적이지 않은 장면이 그려졌다" "일본을 그리는 방식이 노골적이고 유치하다" 등 '맥이 풀리는 지점'이라는 비판받았다.
충격적인 신파 장면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관객들은 "한국 영화는 신파가 없으면 영화를 못 만드나" "신파가 포함되면서 무리수 장면의 향연이 그려졌다" "집단 이기주의를 그리는 장식이 잘못됐다" "집단 자살을 도대체 왜 미화한거냐"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화 흥행의 치트키로 사용됐던 '신파'는 다수의 영화에서 남발되며 관객들의 반감을 샀다.
신파는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하거나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 신파를 과감하게 포기함으로써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도 있다. 한국 영화의 퀄리티가 발전하는 만큼 관객의 눈높이도 함께 높아졌다. 영화의 흐름과 몰입도를 방해하지 않는 '전개'와 '연출'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