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2900억여원을 배상하라는 국제중재기구의 판단에 불복해 취소 신청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당초 배상금액은 론스타 청구액(46억8000만달러)의 4.6%(2억1650만달러)에 해당하지만, 배상금에 지연이자까지 합산한 금액은 약 3000억원(배상금 2800억원+지연이자 185억원)에 달한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관련 승인에 관여했던 전·현직 관료들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전망이다.
1일 법무부에 따르면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한국 정부가 론스타 측에 2억1650만달러(약 2900억원) 배상할 것을 명하는 내용의 판정문을 전달했다.
당초 론스타 측이 청구했던 금액의 4.6% 정도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금융당국을 향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론스타 악연… 추경호·김주현·이창용 책임론
론스타 사태는 지난 2003년 8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1조3834억원에 사들인 뒤 9년 뒤인 2012년 하나은행에 되팔아 4조원의 넘는 수익을 챙기면서 불거졌다.2003년 당시 우리나라 은행법은 비금융 부분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인 산업자본이 의결권 있는 은행 주식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했으나 금융당국은 외환은행이 자기자본비율(BIS)이 8% 미만인 부실 은행으로 분류되자 '부실 금융기관의 정리 등 특별한 사유'라는 예외 규정을 만들어 론스타의 인수를 승인했다.
당시 추경호 부총리는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 과장으로 근무했다. 2003년 7월 15일 '조선호텔 비밀회의'의 배석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도록 '예외 승인' 관련 협조공문을 금융감독위원회에 보낸 것도 추 부총리다. 추 부총리는 예외 승인 관련해서 "업무 추진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며 "예외 승인을 통한 론스타의 인수 외에는 다른 자금조달 수단이 부재했다"고 반박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당시 금융위 사무처장으로 금융위와 관련된 각종 사안을 실무적으로 총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정무위 전체위원회에서 "론스타와 관련해 일각에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단 이 문제는 판정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판정이 나오면 되도록 국민들에게 공개할 생각이고, 이에 따라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그때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금융위 부위원장 재직(2008년 3월~2009년 11월) 중 론스타의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 여부를 제때 판단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시 론스타가 일본에 골프장과 호텔체인 등을 갖고 있어 이를 포함할 경우 산업자본에 해당한다는 보고서를 2008년 9월 제출받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인사청문회에서 "론스타가 다시 보내 준 자료와 원자료가 달라 확인하는 절차가 계속됐다"며 "2008년 이후로는 세계금융위기가 굉장히 급박해 개인적으로는 금융위기에 더 집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