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올해 대규모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가구당 전기요금을 8만원 인상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전의 재무 상태가 주목된다. 한전은 전력도매가격(SMP) 상승과 지지부진한 전기요금 인상이 맞물리면서 2분기(4~6월) 말 300%에 육박하는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22일 김회재 의원(더불어민주당·전남 여주시을)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적자 해소를 위해 다음 달 킬로와트시(kWh)당 261원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 4인가구가 사용하는 월평균 전력사용량(307kWh)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한 가구당 8만127원의 전기요금이 인상돼야 한다.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한 배경으로는 한전의 누적된 적자가 꼽힌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1~6월) 동안 매출 31조9921억, 영업손실 14조30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1.5% 늘었으나 영업손실은 되레 7537.7% 급등했다. 올해 상반기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들이는 금액인 SMP이 kWh당 169.3원을 기록했지만 전력 판매 가격은 110.4원에 그친 영향이다. 전기를 팔수록 kWh당 58.9원의 손해를 보는 구조다. 손해보는 장사를 하게 된 한전은 2분기 말 부채비율 299.1%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넘기면 재무 상태가 건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현금흐름도 악화됐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지난해 상반기 5조3834억원 유입에서 9조7488억원 유출로 전환됐다. 당기순손실이 5496억원에서 10조7617억원으로 확대된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조6091억원 유입에서 17조4698억원 유입으로 6배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 사채 및 장기차입으로 20조8824억원의 돈을 끌어다 쓴 게 주효했다.
한전의 재무 상태가 악화하자 정부는 4분기(9~12월) 전기요금 인상을 고심하고 있다. 한전은 정부에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50원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3분기(7~9월) 연료비 조정단가를 연간 최대 인상폭(kWh당 5원)만큼 올려 추가 인상이 불가능하지만 정부는 한전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요금 인상이 되기 위해서는 한전이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전기료 인상폭을 제한하는 약관을 개정하고 전기위원회를 통해 최종 인상안이 결정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