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인보사 사태 이후 존재감을 잃있던 코오롱생명과학의 바이오 시계가 다시 돌아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코오롱생명과학 본사./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 다시 돌아가는 코오롱 바이오 시계
② 코오롱생명과학·티슈진 살아날까
③ '꿈의 신약' 인보사… 대체 뭐길래


코오롱생명과학이 재도약하고 있다. 지난 4월 싱가포르 바이오기업 주니퍼 테라퓨틱스와 72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150억원과 단계별 판매 마일스톤(기술료) 7084억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기술수출의 주인공은 바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다.

코오롱생명과학, 관리종목 해제 청신호 켰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12월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재개, 고관절 골관절염 임상 2상 승인에 이어 이번 기술수출까지 잇따른 호재를 맞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보사의 대규모 기술수출에 힘입어 코오롱생명과학이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 코오롱생명과학의 실적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사태의 여파로 손실이 누적돼 지난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인보사는 구성 성분 중 하나가 허가 당시 기재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로 밝혀지면서 2019년 7월 국내 허가가 취소됐다.

하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인보사 판매 없이 흑자를 기록했고 올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관리종목 해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매출 1655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기록했다. 흑자전환은 물론 2020년 75%에 달했던 자기자본 대비 세전 손실을 4% 수준으로 줄였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의약사업, 기능소재사업 등을 담당하는 케미컬 사업부와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사업부로 나뉜다. 지난해 케미컬 사업부의 원료의약품, 항균제, 수처리제 등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5.9% 늘어난 4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20억원으로 48.1%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지만 관리종목 해제 기준에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2분기 실적이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관리종목 해제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오롱생명과학 사업구조와 주요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그래픽=김영찬 기자

코오롱티슈진 개선기간 종료… 10월 기심위 분수령

1년의 개선기간이 종료된 코오롱티슈진(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도 관심사다. 티슈진은 지난 8월31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부여받은 1년의 개선기간이 종료됐다.

티슈진은 오는 23일까지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거래소는 서류를 제출받은 날로부터 20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의결한다.

티슈진은 인보사의 미국 임상 중단과 국내 허가취소 등으로 2019년 5월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대상으로 지정돼 거래가 중단됐다.

많은 악재를 겪었지만 티슈진의 최근 행보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거래 재개를 위한 호재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지난 2월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티슈진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했으나 결과 속개(판단보류)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무릎 골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이 재개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의약품 심사가 까다로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 재개를 허용했다는 것은 안전성·유효성 의혹을 어느 정도 벗었다는 의미다.

다만 업계에서는 티슈진이 미국 3상 임상시험을 끝까지 독자적으로 완료할 수 있는지 여부가 거래 재개 요건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영업손실이 계속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티슈진은 2019년 499억원, 2020년 417억원, 2021년 4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2017년 4월5일 인보사 생산라인이 있는 충청북도 코오롱생명과학 충주공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코오롱 그룹

인보사 살리는 이 명예회장, 티슈진에 102억원 지원

코오롱그룹과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은 티슈진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임상이 거래 재개에 핵심인 만큼 투자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2일 티슈진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약 388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티슈진의 1대 주주인 코오롱과 2대 주주인 이 명예회장이 각각 350억원, 38억원씩 인수한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티슈진에 64억원을 지원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이 회장이 티슈진에 지원한 금액은 102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티슈진의 활발한 자금확보를 두고 이 명예회장이 티슈진의 경영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임상 3상 재개로 인보사의 안전성·효과성 우려가 해소됐고 이번 기술수출로 인보사의 가치도 재평가될 기회를 얻었다"며 "자금조달과 미국 임상 진행 상황이 상장 유지 여부에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