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기자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는 모습./사진=임한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전제조건 변화가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한 후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릴 것이라는 기존의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예고 지침)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지난 수개월 동안 말한 0.25%포인트 인상 포워드가이던스는 전제조건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번 회의는 현지 시각으로 21일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과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날 새벽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0~3.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6월, 7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이다. 이에 따라 한국(2.50%)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역전됐다.

FOMC 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올해 말 금리 점도표 중간값은 4.4%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6월(3.4%)과 비교해 1.0%포인트 오른 수치다. 내년말 금리 전망치 역시 4.6%로 6월(3.8%)보다 0.8%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가장 큰 변화 전제조건은 주요국 특히 미 연준의 최종 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로 기준금리가 4%대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한 달 새 바뀌면서 4% 이상으로 상당폭 높아졌다는 점"이라며 "다음 금통위에서 전제 조건 변화가 국내 물가, 성장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금리 인상 폭과 시기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최종 기준금리와 관련해 새로운 정보는 금통위원들과 상의해야 한다"며 "당초 전제에서 벗어난 물가 등 국내 상황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는 점진적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지난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당분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점진적 인상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연말 2.75~3.0% 기준금리를 기대하는 시장 전망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10월과 11월 두 번의 금통위를 남겨뒀다.

그는 한은이 국민연금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실을 발표할 단계는 아니고 협의 중인 것은 부인하지 않겠다"며 "기획재정부와도 같이 상의해야 하는 문제기 때문에 조만간 협의가 이뤄져 발표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것과 관련해서는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에 비해 과도하게 움직임이 있어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 적절히 대응해 나가고 있다"며 "다만 환율은 가격 변수이기 때문에 특정한 수준을 보고는 대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