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14년 만에 주담대 금리 8%시대… 5억 빌렸는데 이자만 6억 늘어
② 신한·우리, 벌써 4.5%… 5대 은행 예금에 올해만 100조원 몰렸다
③ 비교만해도 금리 1%p 차이… '토스 vs 카카오 vs 핀다'
#. 2020년 7월 서울 성북구에 소재한 전용면적 84.96㎡ 아파트를 6억2000만원에 매수한 직장인 A씨는 시중은행에서 2억40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변동형, 30년 원리금 균등 상환,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을 받았다. 월급으로 모은 돈과 재테크를 통해 얻은 자금은 물론 부모 찬스까지 총동원해 꼬박 모은 3억원에 8000만원의 신용대출금을 투입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것이다.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합한 월 원리금은 당초 약 117만원. 2년 3개월이 지난 현재 월 납입액은 약 177만원으로 51.3%(60만원) 늘었다. A씨는 "지난해 하반기 실거래가가 8억원까지 뛰어 대출이자가 집값 상승분으로 상쇄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올 들어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데다 감당하기 쉽지 않은 수준의 이자까지 늘면서 정말 고통스럽다"고 푸념했다.
A씨의 월 원리금이 늘어난 원인은 금리 상승 때문이다. 2년여 만에 A씨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4%에서 5.4%로, 신용대출 금리는 연 3.5%에서 6.3%로 2배 안팎으로 뛰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에 이어 10월에도 사상 초유의 '빅스텝'(한 번에 금리 0.5%포인트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재촉하면서 대출 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45~6.918%로, 지난해 말(3.71~5.07%) 이후 10개월 만에 금리 상단이 1.848%포인트 급등했다.
이 같은 상승 폭은 5억원의 주택담보대출(30년 만기·원리금균등상환)를 받았다고 가정했을 때 월 59만원씩, 약 2억1400만원의 이자가 늘어나는 수준이다.
이미 혼합형 주담대 최고 금리가 지난 9월 7%를 넘어선 만큼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4년 만에 주담대 8% 시대가 열리게 됐다.
고정형 정책금융상품 갈아타라
고금리시대에서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선 우선 고정형 정책금융상품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고금리를 겪어보지 못한 젊은 대출자들은 은행 등 대출기관을 찾아 상담하고 합리적인 원리금 상환 계획을 세워야 한다.우선 금리상한형 주담대가 가입 문턱이 다소 낮은 편이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안심전환대출과 달리 소득, 주택보유 수, 주택가격 등 자격요건이 없다. 이 상품은 은행이 가입비를 받고 대출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지 않도록 '캡'(상한)을 씌우는 구조다.
가입 비용은 0(한시적 면제)~0.2%포인트에 금리는 직전 대비 연간 0.45∼0.75%포인트, 5년간 2%포인트까지만 오른다. 가입비용이 한시적 면제인 곳은 신한·우리·농협은행, 연간 금리 상승 폭이 가장 낮은 곳은 대구은행(0.45%포인트)이다.
5억원의 변동형 주담대(30년만기 원리금균등상환)를 연리 3.5%로 받은 B씨가 1.5%포인트 오른 5%의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B씨가 금리상한 주담대에 가입했다면 금리가 최고 0.95%포인트 상승해 연 원리금은 3022만3100원이다.
해당 상품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B씨의 연 원리금은 3220만9300원이다. B씨는 금리상한형 주담대로 연 약 199만원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안심전환대출은 금리상한형 주담대보다 자격요건이 까다롭지만 최저 3.7%의 고정금리가 매력적이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4.25~4.55%로 4%선을 훌쩍 넘지만 안심전환대출 금리는 3.7~4.0%로 0.55%포인트 낮다.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이미 7%를 넘어선 데다 대출을 받은 지 3년 안에 대출을 갈아타기 위해 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도 없는 안심전환대출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높은 자격 문턱을 통과해야 한다. 주택가격(KB·한국부동산원 시세)은 4억원 이하, 부부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인 1주택자 등이다.
기준이 워낙 까다롭다 보니 신청액이 전체 공급액의 10%에 그치지만 내년부터는 집값 기준이 9억원 이하로 확대되고 부부합산 소득이 7000만원을 초과하는 차주도 해당돼 노려볼 만하다.
이자 0.1%p라도 아끼려면
금리인하 요구권을 활용해 이자를 낮추는 방법도 있다. 소득 상승, 신용점수 상향, 부채 감소 등의 사유로 신용상태가 개선되면 카드사, 보험사, 은행 등 여러 금융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다만 신용점수가 높은 차주들은 최저금리를 받고 있는 만큼 금리가 추가 인하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지난 8월부터 은행의 금리인하 요구권이 분기별로 비교공시되면서 은행들이 수용률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가계대출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률이 가장 높은 NH농협은행(60.5%)이고 가장 낮은 곳은 제주은행(5.6%)이었다.
다만 고정형 주담대보다 소폭 낮은 금리에 변동형 상품을 선택하고 싶은 차주는 '신잔액 코픽스'와 연동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변동형 주담대 지표금리인 코픽스는 '신규취급액 기준'과 '신잔액 기준' 등으로 나뉜다.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은행의 신규 조달금리 상승 폭만큼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반면 신잔액 코픽스는 조달잔액의 평균금리 상승 폭만큼 대출금리에 반영돼 금리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완만하다.
대출을 받아 전세 보증금을 마련한 세입자 역시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다면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보증을 통해 이자를 줄일 수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11일부터 전세대출보증 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4억원으로 늘렸다. 전세보증 한도가 부족해 신용대출까지 받아 전셋값을 마련한 세입자는 주금공 전세보증 대환을 통해 이자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개별 은행들의 금리 감면 혜택을 따져보는 것도 이자를 아끼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연 소득 4000만원 이하, 전세보증금 3억원 이하로 전세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2년간 금리 변동 리스크를 은행이 부담하는 금융채 2년물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내놨다.
금리 인상 시에도 2년간 고정금리로 이용할 수 있어 이자 증가 우려를 없앨 수 있다.
대표적 서민 지원 상품인 새희망홀씨 금리 인하책도 시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새희망홀씨 신규 금리를 연 0.5%포인트 내렸으며 하나은행은 신규 신청 고객에게 최대 연 1%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미 연준의 고강도 통화긴축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내년 하반기에 끝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가 높아도 변동형에서 혼합형으로 갈아타는 사례가 있는데 대출 시점과 금리 추이를 감안해 본인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Tip] 내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얼마?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대출을 갈아타거나 중도에 상환할 경우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된다. 대출자가 대출금을 미리 갚으면 은행은 대출이자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일종의 해약금을 얹는 성격이다.
중도상환액은 상환원금에 수수료율을 곱한 뒤 여기에 대출기간을 잔존 일수로 나눈 값을 곱해 산정한다. 5대 시중은행은 3년 이내의 가계대출 중도상환에 대해 원금의 0.5~1.4%의 수수료를 붙이고 있다.
다만 은행별로 중도상환을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만큼 대출이 있는 은행에 이를 먼저 확인해봐야 한다. 카카오뱅와 토스뱅크는 전체 대출 상품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지 않으며 케이뱅크는 비대면 전세대출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병원(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 7월까지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 등 금융업계가 벌어들인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은 약 3조4742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