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발생한 SK판교캠퍼스 화재로 카카오뱅크 고객들이 계좌에서 돈을 빼는 '뱅크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핵심기능이 정상 작동한다고 해명했지만 고객들의 불신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5~16일 고객들에게 카카오톡을 통한 간편이체가 일부 작동하지 않아 계좌이체 방식의 송금방법을 안내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계정으로 회원가입, 카카오톡을 활용한 간편이체, 모임통장 친구초대, 앱푸시·알림톡 수신 등이 마비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주전산센터가 서울 상암동에 위치하고 있어 이번 화재 피해로 인한 전산상 직접 손상은 없었다. 다만 카카오와 연동된 간편 이체 등 일부 기능이 먹통되면서 금융거래가 중단되자 고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카뱅에 있던 돈을 다른 은행 계좌로 옮겼다는 글이 올라왔다. 특히 카카오뱅크로 모임 통장을 관리하거나 일시적으로 큰 금액을 예치해놨던 금융소비자들이 계좌이탈이 감지된다.
약 1000만원 규모의 단체모임 통장을 관리하는 카카오뱅크 고객 A씨는 주말에 카카오 서버가 마비됐다는 소식에 "내 돈도 아닌데, 거래가 안 되면 어쩌나 너무 불안하다"며 "모임통장을 없애고 다른 방식의 공동 예금을 알아봐야 겠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B씨는 "카카오 체크카드를 활용해 일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었는데 불안해서 주거래은행을 갈아탔다"며 "인터넷은행은 편리함이 장점이지만 시중은행의 안전성을 따라가지 못한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전산센터, 3중 복구체계 구축 해명… "신뢰 회복 최우선"
카카오뱅크는 다른 카카오 계열사와 달리 서울 상암동 LG CNS 데이터센터를 주전산센터로 활용하고 있어 이번 화재와 직접적 관련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전산센터가 비상 상황에 처했을 경우에 대비해 3중 복구 체계도 갖추고 있다.주전산센터인 상암동 LG CNS 데이터센터가 비상상황이 됐을 때 가동되는 제2센터는 분당 KT IDC센터를 활용하고 있다. 제3 DR(재해복구)센터는 부산 강서구 LG CNS 글로벌데이터센터에 가동하고 있다.
제3센터는 주전산센터, 재해복구센터와 함께 고객 거래 데이터(계정계 원장 데이터)를 실시간 복제·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 재해가 발생했을 때 서비스 중단을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비상 시나리오를 가동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카카오톡 거래 마비사태로 금융거래 고객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어려울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위기 상황이 발생해도 카카오뱅크 고객들의 거래 정보가 유지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고객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도록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수신 잔액은 34조5560억원이다. 잇따른 수신 금리를 인상한 효과로 수신 잔액은 전월 대비 1조3806억원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