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30년 태양광 발전 비중을 기존 계획보다 축소하기로 결정하면서 태양광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태양광 시장 규모가 줄고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란 시각이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태양광 발전을 지원하려는 글로벌 추세와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에너지 환경 변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방안'을 통해 2030년 신재생 에너지 보급 목표를 21.6%(잠정)로 설정했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안에서 설정한 2030년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율(30.2%)보다 8.6%포인트 하락했다. 산업부는 태양광·풍력 발전 비율도 지난해 87:13에서 2030년 60:40으로 조정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지금껏 무질서한 재생에너지 보급으로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봤다. 1메가와트(MW) 이하 소규모 태양광 위주 보급으로 수급 불안정이 커졌고 미흡한 사업관리로 부정수급 등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보급 확대로 농지가 잠식되고 주민 간 갈등이 심화됐다고 보기도 했다. 정부가 풍력 발전 비율을 늘리고 태양광 비율을 줄이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이유로 관측된다.
산업부는 내년부터 신재생 에너지 공급 의무(RPS) 비율을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100킬로와트(kW) 미만 소규모 태양광에 유리한 REC 가중치도 개편한다. REC는 신재생 에너지 설비를 활용해 에너지를 공급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인증서다. RPS 비율을 채우기 어려울 경우 REC를 구매해 충당할 수 있다. 정부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보장하는 소형 태양광 고정 가격 계약(한국형 FIT)도 일몰 또는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거꾸로 가는 에너지 정책… 답답하다"
태양광 업계는 이번 정부 정책으로 국내 시장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태양광 발전 시장은 소규모 태양광 위주로 구성돼 있다"며 "이들이 혜택 축소로 경제성이 악화돼 사업을 접으면 국내 태양광 시장은 쪼그라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태양광 대기업들이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 기반이 마련돼야 더 성장할 수 있다"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태양광 발전을 늘려야 하는데 거꾸로 가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정부 정책이 글로벌 추세와 어긋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태양광 투자세액공제(ITC) 혜택을 기존 2023년에서 오는 2032년까지 연장하고 세액공제율도 26%에서 30%로 상향하는 등 태양광 발전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유럽연합(EU)도 태양광 발전 확대에 집중한다. 국제 에너지 연구기관 엠버에 따르면 EU의 태양광 발전 설치용량은 2016년 91.5GW에서 2021년 159.9GW로 74.8% 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커진 것을 감안, EU의 태양광 발전 확대 속도는 가속될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RE100(기업의 사용 전력 전체를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충당하는 캠페인)을 선언한 대기업이 물량 부족 문제로 재생에너지를 조달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되레 재생에너지를 제한하려 한다"며 "재생에너지 제한은 전력계통 유연화 등 다양한 에너지원 확보를 막아 수급 불안정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규모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게 인허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정부는 2017년부터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말만 할 뿐 구체적 이행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