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5.35~7.37%, 변동형 금리는 연 5.09~7.64%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의 모습./사진=뉴시스

#직장인 김경훈(가명·38)씨는 아파트 사면서 연 4%의 금리에 주택담보대출 4억원을 받았다. 대출 초기 월 이자 부담은 약 133만원으로 원금을 합친 원리금은 191만원 정도다. 최근 주담대 금리는 6%로 올라섰고 이자는 239만원으로 48만원(25.1%) 올랐다.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금리가 8%대로 올라설 경우 이자는 321만원으로 불어난다. 연간 이자만 3600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김 씨는 "집값은 계속해서 떨어지지만 대출금리는 급등해 이자 부담이 커졌다"며 "내 집 마련에 성공했는데 알고 보니 이자를 걱정해야 하는 하우스푸어로 전락했다. 집을 처분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하면서 한국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24일 한국은행은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다.


연 3%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혹은 0.5%포인트로 오를 경우 대출자의 이자가 불어나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받은 '영끌족'의 가계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5.35~7.37%, 변동형 금리는 연 5.09~7.64%로 집계됐다.

주담대 최고금리는 7%대를 돌파했고 연말에는 금리 상단이 8%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3.40%로 한 달 사이 0.44%포인트가 뛰었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영끌족들은 월급의 절반 이상을 빚을 갚는 데 써야 할 처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1000원이다.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가 7%일 때 서울의 전용 84㎡ 아파트의 주담대 월 상환액은 291만원으로 추산된다. 월급의 60%를 대출 상환에 써야 하는 셈이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을 받은 대출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4.99~7.39%, 신용대출 금리는 연 6.02~7.25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은 금리 하단도 6%대로 올라섰다.

한은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도 빅스텝을 밟아 기준금리(3%) 연말 3.5%로 오르면 내년에는 최대 4%까지도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금통위 중 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예정일은 ▲1월13일 ▲2월23일 ▲4월13일 ▲5월25일 ▲7월13일 ▲8월24일 ▲10월19일 ▲11월30일 등 8번이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달 한은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물가를 잡기 위한 긴축정책이 또다시 가계부채 뇌관을 건드릴 수 있어 이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