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지·표준주택 공시가격이 일제히 감소했다. 정부가 국민 조세 부담을 덜기 위해 현실화율을 조정한 데에 따른 결과다. /사진=뉴시스

내년 표준지 공시지가와 표준주택 공시가격이 올해에 비해 각각 5.92%, 5.95%씩 떨어진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올해 상승률(10.17%) 대비 16.09%포인트 낮아졌다. 표준주택도 마찬가지다. 7.34%를 기록했던 올해 상승률보다 13.29%포인트 감소했다.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1.42%) 이후 14년 만이다. 정부가 각종 조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시지가에 시세를 반영하는 '현실화율'을 낮춘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14일 국토교통부는 2023년 1월1일을 기준으로 조사·산정한 표준지 공시지가와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표준지 56만 필지, 표준주택 25만가구를 대상으로 시행했다.

시·도별로 전 지역의 공시지가(안)가 감소했다. 경남(-7.12%) 제주(-7.09%) 경북(-6.85%) 충남(-6.73%) 울산(-6.63%)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이용 상황별로 임야(-6.61%) 농경지 (-6.13%) 주거 (-5.90%) 공업 (-5.89%) 순으로 감소율이 컸다. 내년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65.4%로 2020년(65.5%)보다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표준주택 공시가격 또한 시·도별 전 지역이 지난해 수치를 밑돌았다. 서울(-8.55%) 경기(-5.41%) 제주(-5.13%) 울산(-4.98%) 대전(-4.84%) 모두 올해보다 떨어졌다. 2023년 표준주택 공시가격(안)의 현실화율은 53.5%로 2020년(53.6%) 대비 소폭 줄었다.


공시지가는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부과 기준이 되므로 국민들의 세금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급격히 진행되는 금리인상 영향으로 침체된 주택시장이 활기를 찾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수석위원은 "시세가 지속 하락하고 거래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지역의 경우 하락분이 공시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표준지 공시지가의 경우 임야와 농경지가 주거용보다 더 크게 하향조정됐고, 전년도에 가장 많이 오른 서울·세종·대구·부산의 하락폭이 타 지역 대비 적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내년은 1%대 저조한 경제성장률 전망과 물가에 연동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다"면서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약 5만가구 순증해 주택 수요 부재를 타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보유세가 경감되며 알짜지역의 매각 고민은 낮아지겠지만 이자부담이 과거보다 급증했고 거래와 관련된 취득세·양도소득세의 다주택자 중과 이슈로 주택을 사고파는 것이 어려운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