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이광열 판사는 지난 14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NH투자증권과 임직원 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본사의 모습./사진=뉴스1

약 5000억원 피해를 준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의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NH투자증권이 투자원금 지급 후 하나은행(수탁사)과 예탁결제원(사무수탁관리사)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한 가운데 향후 소송전에서 유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이광열 판사는 지난 14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NH투자증권과 임직원 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19년 12월~2020년 6월까지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옵티머스 상품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확정 수익이 난다며 펀드를 판매한 뒤 실제 목표수익에 미달하자 투자자들에게 1억20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사후 보전해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자본시장법은 투자자가 입은 손실을 사후에 보전해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목표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는 실수 교정을 넘어 취급 수수료 명목의 돈을 수탁사에 지급해 목표수익률을 맞추도록 요구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NH투자증권 측은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김 대표와 수익률을 모의한 적이 없고 회사나 직원들에게 이 같은 범행을 일으킬 동기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해 1심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서 수탁사의 책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5월 100% 원금 반환을 결정했고 투자자와의 법적 분쟁 가능성이 없어졌다. 이어 공동책임이 있는 수탁은행 하나은행과 사무관리회사 예탁결제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소송과 구상권을 청구했다.

검찰은 최근 하나은행 직원 2명에 징역 5년, 3년을 각각 구형했다. 옵티머스 일당의 사기범행을 도왔거나 방조한 혐의다. 오는 22일 예정된 1심 선고 공판에서 하나은행과 직원들의 유죄가 확정되면 향후 NH투자증권이 제기한 구상권 청구 소송에서 원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하나은행은 옵티머스와 맺은 신탁계약 내용과 달리 '비상장기업 사모사채'를 펀드에 편입했다. 만기시점에 사채발행회사가 아닌 제3자가 채권 만기 상환금을 대신 지급했지만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옵티머스는 라임펀드, 디스커버리펀드 사태와 다르게 판매사가 아닌 수탁은행이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와 향후 NH투자증권의 손배 소송과 구상권 청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