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풍빌딩 별관에 취재진이 몰려있다. / 사진=이한듬 기자
19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풍빌딩 별관에 취재진이 몰려있다. / 사진=이한듬 기자

영풍그룹 동업자 가문 간 경영권 분쟁으로 큰 주목을 받은 고려아연의 주총이 배당안건은 이사회가 제시한 원안의 가결로, 특별결의가 필요한 정관 변경 안건은 부결로 끝이 났다.

고려아연은 1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풍빌딩 별관 6층에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은 경영권 분쟁 이슈와 맞물려 재계의 이목을 끌었다.


영풍그룹은 1949년 고(故) 최기호·장병희 창업주가 공동 설립해 영풍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일가가, 고려아연은 최씨일가가 각각 맡아 동업관계를 유지해온 기업이다.

현재 고려아연은 최씨일가 3세인 최윤범 회장이 이끌고 있으며 영풍 장씨일가 2세인 장형진 고문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 멤버에 참여 중인데 올해 주총에서 고려아연이 상정한 정관변경과 배당안건에 영풍이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이날 주총은 당초 9시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영풍 측 위임장 등의 확인 절차가 길어지면서 45분 지연된 9시45분에 개회했다. 참석률은 전체 주식수의 90.31%이다.


제 1호 의안인 배당안건은 고려아연의 이사회 원인인 '1주당 5000원'이 참석 주식수의 62.74%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는 전기 1주당 1만원보다 5000원 줄어든 것이다.

앞서 최대주주인 영풍은 고려아연의 이익잉여금이 7조4000억원으로 충분하다며 전기와 같은 1주당 1만원 배당을 제안했지만 다른 주주들의 동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

다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좀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내용의 제 2-2호 의안은 부결됐다. 고려아연은 합작법인에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을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영풍은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해당 안건은 출석 주식의 과반인 53.02%, 의결권이 있는 발행 주식 수의 48.9%가 찬성표를 던졌지만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무산됐다. 특별결의 요건은 출석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관변경 안건 부결직후 영풍 관계자는 "많은 주주 분들이 표를 모아 준 덕분에 주주권을 침해하는 현 경영진의 전횡에 제동을 걸 수 있게 됐다"며 "최대주주인 영풍은 앞으로도 전체 주주의 권익 보호와 가치 제고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반면 고려아연 관계자는 "정관변경의 경우 특별결의 안건을 충족하진 못했지만 출석 주주의 과반이 고려아연의 편을 들어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배당안도 대다수 주주들의 지지아래 사측의 안건이 무난히 통과했다"고 말했다. 찬성률만 봤을때는 사실상 주주들의 지지로 판정승을 거뒀다는 것이다.

특히 고려아연 지분 7.49%를 보유해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았던 국민연금은 이날 고려아연 측 안건에 모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주총에서 쟁점이 된 두 안건 외에 ▲제3호 의안인 이사 선임의 건 ▲제4호의안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제5호 의안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도 모두 재선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