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다음 주(2026년 3월30일~4월3일)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놓으면서 대출 규제가 전방위로 조여질 전망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금융 규제'를 직접 지목한 만큼, 이번 대책에는 다주택자를 겨냥한 핀셋형 규제가 대거 담길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내주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한다.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보다 대폭 낮추고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대해 별도 관리 목표를 설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은행들은 목표치 내에서만 주담대를 취급하고, 나머지 비중을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그 외 기타 대출로 채워야 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다음 주 중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절반 수준보다 더 타이트하게 설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가 1.8%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로 증가율 목표치가 사실상 0% 수준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둔화세에 접어든 가계대출 증가폭을 확실하게 꺾어 부동산 시장으로 향하는 자금줄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37조6000억원 증가해 전년보다 증가폭이 약 4조원 축소됐고, 증가율도 2024년 2.6%에서 2025년 2.3%로 낮아졌다. 그러나 올해 2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2조9000억원 증가해 전월(1조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지면서, 당국이 총량 관리의 고삐를 다시 죄는 모습이다.
다주택자 겨냥 '핀셋 규제' 본격화
이번 대책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주문한 다주택자 규제도 담길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 부동산은 투기·투자의 대상이 됐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게 금융"이라고 언급하며,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규제 강화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세제를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고 우선 대출 규제를 통해 투기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이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개혁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31일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부동산 정상화는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고 밝히며,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성과를 냈던 계곡 정비 사업에 비견될 만큼 강도 높은 부동산 개혁을 예고했다.
기존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과 대환대출 현황까지 들여다볼 것을 내각과 비서실에 지시했다. 신규 유입 차단을 넘어 이미 형성된 다주택자 대출 흐름까지 보다 촘촘히 점검하겠다는 메시지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수도권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개인·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 연장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출 연장을 조여 매물 출회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시장 안정 효과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대책에 따라 규제 대상이 되는 서울·수도권의 주택 수는 은행이 가지고 있는 1만채, 타 금융권의 2000채 정도로 집계된다. 이번 대책으로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이 막히면 최대 1만2000채 정도가 순차적으로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책에 따라 대출 만기 연장이 불가능한 대출 규모는 2조7000억원에서 크게는 3조원 정도로 금융당국은 파악 중이다.
당국은 세입자 주거 불안 가능성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전월세 계약이 남아 있는 주택의 경우 계약 만료 시점까지 대출 만기를 일부 연장해주는 방식의 보완책도 검토 중이다. 일괄적인 대출 회수로 경·공매가 진행될 경우 세입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