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 의원(국민의힘·부산 남구)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최근 한국 경제 상황을 두고 엇갈린 진단을 내놨다. 박 의원은 경제성장률 둔화와 물가 상승을 근거로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단계"라고 주장한 반면 김 총리는 "중동 상황에 따른 외생 변수로 인한 일시적 변동"이라며 선을 그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지난달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낮추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8%에서 2.7%로 올렸다.
박 의원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OECD 전망을 거론하며 "성장은 떨어지고 물가는 오를 것이라고 보는, 소위 말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징조"라며 "초기 단계에 들어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26조2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총수요를 오른쪽으로 옮기는 수요 확장 정책"이라고 규정하며 성장 부양보다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3월31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중동전쟁 대응을 위한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대표 사업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다. 총 4조8000억원을 투입해 소득 하위 70% 국민 약 3580만명에게 1인당 10만~6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추경 당시 '민생회복 소비쿠폰'처럼 신용카드, 체크카드, 지역화폐 가운데 선택해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박 의원은 대신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측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플라이사이드 이코노믹스라는 정책인데 레이건 대통령도 시행했던 정책인 만큼 그에 대한 반성도 있고 우리도 필요성과 한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이 투자할 수 있게 세금도 깎고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플라이사이드 이코노믹스는 감세와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의 투자와 생산을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함께 유도하겠다는 공급 중심 경제정책을 뜻한다.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을 풀어 소비를 자극하는 수요 진작책과 달리 생산 여건 자체를 개선해 총공급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김 총리는 현재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규정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김 총리는 "지금의 상황이 성장이 떨어지고 물가가 올라간다는 의미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의 초기가 아니냐는 설명을 줬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중동이라는 외생 변수에 의한 급작한 일시적 변동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직전 상황은 물가는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성장률은 그 이전 정부 시기보다 올라오는 상황이었다"며 "정부가 쓴 여러 성장 정책과 규제 완화, 정부에 대한 신뢰 회복이 반영되고 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박 의원은 확장 재정과 소비쿠폰 지급이 시중 유동성(M2)을 늘려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총리는 "유동성 문제도 분명한 원인으로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간과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현재 환율 급등을 특정 요인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어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지금 정부 초기 시기를 포함해 환율이 오르는 부분은 지금 이상한 부분이 있어서 그 수요와 공급의 원인에 대해 저희가 객관적이고 겸허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어쨌든 현재로서는 이유가 어찌하든 간에 수요·공급 양상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