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접견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스1


김민석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전문가들은 중도층 신뢰 회복과 속도감 있는 국정성과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을 회복하는 것이 국정동력 확보의 지름길이란 것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김민석·정청래·송영길 의원과 만찬을 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번 만찬에 대해 "당의 통합과 민생, 경제를 살피는 당정청 간의 국정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후보자 간 공방 수위가 높았던 만큼 이 대통령이 당내 갈등 수습과 통합을 강조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지난 1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54.08%를 득표해 정청래 후보(45.92%)를 제치고 이재명 정부의 두번째 여당 대표로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선호투표(최하위 득표자를 1순위로 투표한 유권자의 2순위 후보를 합산) 방식의 결선투표가 진행된 결과다.

"사안별로 접근해 중도층 포섭해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지난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청래 후보와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드러난 친명계와 강성 지지층 사이의 갈등을 봉합하는 동시에 당의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됐다.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당 운영에 적극 반영할 경우 자칫 중도층 이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이 대통령에 대한 중도층의 지지율은 내림세를 보였다. 8월 둘째 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중도층 긍정 평가 비율은 43%로 직전 조사인 7월 넷째 주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저마다 사안별로 진보와 보수가 갈리는데 이를 평균 냈을 때 가운데에 가까운 사람들이 중도층이다"라며 "각 의제별로 접근해 입체적으로 고민하고, 진보적인 목소리부터 보수 지지자들의 주장까지 여러 채널을 통해 듣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김민석 대표는 진보와 보수 지지자들을 구분하지 말고 국민 전체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의 최근 기조로 볼 때 김 대표가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보면 지지율이 떨어지니 외연 확장보다 지지층 결집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김 대표가 새로운 방향으로 가기 어렵다"고 했다.

"당내 갈등 봉합하려면 이 대통령 지지율 높여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접견하며 포옹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정부 출범 2주년에 맞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정 성과를 내는 것도 김민석 지도부의 과제로 꼽힌다. 국정 성과를 속도감 있게 만들어내려면 당정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국정 방향을 설정하고 당이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아 정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18일 국회에서 김 대표와 만나 "당은 정부가 듣지 못한 목소리나 놓치고 있는 현장의 어려움이 있다면 (정부에) 가감 없이 말씀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이 집권여당과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성과다. 더 건강하고 긴밀한 당청 관계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당내 갈등 봉합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 대표는 정 후보가 신천지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정 후보가 이재명 정부와 반대되는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정 후보도 김 대표의 공세에 반발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커진 만큼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청래 전 대표는 이제 더 강성 지지층만 바라볼 가능성이 크다"며 "당내 갈등을 봉합하려면 일단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을 올려야 한다. 그래야 정 전 대표 측이 함부로 움직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서 정 전 대표가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강성 지지층을 의식해 밀어붙이면서 떨어져 나간 중도층을 흡수하고 외연 확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민주당 전당대회 국면에서 당내 갈등과 부동산 세제 개편,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의 영향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17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44%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이 30%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제·민생'(13%), '전반적으로 잘못한다'(7%), '검찰 권한 축소', '독재/독단'(5%) 등이 꼽혔다.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 회복을 위해선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에 따른 수사 공백을 메울 후속 입법과 부동산 세제 보완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편 한국갤럽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